[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제공=씨제스 컬쳐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가 강력한 음악의 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16년 최고의 웰메이드 창작뮤지컬로 호평 받고 있는 ‘도리안 그레이’의 강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뮤지컬 ‘레베카’, ‘레미제라블’, ‘엘리자벳’, ‘맨오브라만차’, ‘모차르트!’, ‘데스노트’ 등의 작품을 담당한 음악감독 김문정이 지난 2008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제 14회 한국뮤지컬대상 작곡상’을 수상한 이래 두 번째로 뮤지컬 작곡에 도전, ‘도리안 그레이’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문정 작곡가는 그 동안 쌓아온 음악적 기량과 노하우를 압축시켜 최고의 뮤지컬 넘버를 탄생시켰다. 이성, 감성, 예술을 상징하고 있는 세 주요 캐릭터 도리안, 헨리, 배질의 특성을 극대화시키는 강렬하고 입체적인 넘버들을 선사했다. 특히 작품을 관통하는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타락적인 정서를 담고 있으면서도 갈등을 겪고 파멸하는 인물들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오케스트라 운용에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는 김문정 작곡가가 클래시컬한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에 그로테스크한 음악을 절묘하게 더해 기승전결이 뚜렷한 넘버들을 탄생시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도리안 그레이’를 관람한 관객들은 “전 넘버가 알알이 아름답다”,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넘버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감정선을 고스란히 따라 가게 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신선했고, 두 번, 세 번 듣다 보니 어느새 중독됐다” 등 호평을 내놨다.

김문정 작곡가는 “작곡을 맡으면서 ‘도리안 그레이’에 나오는 대사나 작품의 성격 상 평이하지 않은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품 전반적으로 뒤틀리고, 음침하고, 울퉁불퉁한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런 작품의 결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원작이 책이라는 형태이다 보니 음악에 대해서는 조금의 힌트조차 없어 작업 당시 많이 힘들었지만, 작품의 정서와 각 캐릭터가 가지는 개별적 감성들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작곡 의도를 밝혔다.

더불어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넘버들은 변박이 많고, 템포 체인지나 음계가 익숙하지 않은 구성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기존의 뮤지컬 넘버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실 수 있다. 노래가 대사와 분리되지 않게 하려고 고민하다 보니 작품 성향 상 도저히 자연스러운 박자와 멜로디가 나오기 힘들었다. 그러나 작품의 흐름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넘버에 대한 칭찬도 감사하지만, ‘도리안 그레이’라는 창작 뮤지컬을 이루고 있는 한 요소로 음악이 튀지 않고 잘 어울리는구나 정도로만 봐주셔도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도리안 그레이’의 음악이 완성되기까지는 김문정 작곡가의 역할도 컸지만, 편곡자 제이슨 하울랜드(Jason Howland)의 역할도 중요했다. 제이슨 하울랜드는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를 오가며 다수의 뮤지컬 작품을 제작한 감독이자 작곡가 겸 편곡자이다. 그는 ‘뷰티풀: 더 캐롤 킹 뮤지컬(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의 편곡자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뮤지컬 ‘데스노트’와 ‘마타하리’의 편곡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제이슨 하울랜드는 “‘도리안 그레이’는 김문정의 작곡과 이지나의 가사가 더해진 아름다운 넘버들로 이뤄진 강력하고도 복잡한 작품이다. 이지나 연출이 작품을 매우 현대적인 접근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했음을 알고, 음악도 일렉트로닉(Electronic), 락(Rock), 교향곡의 느낌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편곡했다”고 전했다.

‘도리안 그레이’의 아름다운 넘버들은 김문정 작곡가와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 온 구민경 음악감독과 22인조의 오케스트라 The M.C에 의해서 공연장에서 생생한 감동으로 살아난다. 오는 10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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