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오 마이 비너스’ 12회 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영호(소지섭)는 강주은(신민아)의 도움으로 무사히 창립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장준성(성훈)은 영호와 주은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엄마를 만난다. 최혜란(진경)은 20년 ‘더부살이’를 끝내고 분가하라는 이홍임(반효정) 명예회장의 말을 따르기로 한다. 그런데 아들 영준(이승호)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약물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온다. 이 불행한 사태는 최이사(김정태)에게 한밤의 추격전이라는 음모를 꾸미게 하고, 결국 영호는 크게 다친다.리뷰
영호의 통증은 무시로 찾아온다. 심리적 압박이 심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도진다. 의학적으로 완치를 받았다는 사실은, 이 끔찍한 통증을 다스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세상에서 제일 어두운 구석 자리에서, 그는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혼자만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특히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언제 어디서 도질지 모르는 통증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이사장으로서의 첫 공식행사장을 코앞에 두고 영호는 통증으로 주저앉는다. 그런데 주은이 그를 찾아냈다. 이 거대한 건물에서 연락도 두절된 자신을 한구석에서 찾아냈다. 그녀는 “정말 큰” 여자인 것일까. 주은의 말은 이상하게도 영호에게 위안이 된다. 영호는 주은을 의지해 일어선다. 트라우마에 의한 ‘신경증’이라고는 하지만, 끔찍한 다리 통증을 이겨낸 것이다. 그의 새로운 첫발이다.
우식(정겨운)은 존킴의 국제면허증을 고PD에게 제보했고, 오수진(유인영)이 그 논란의 소지를 막아준 것을 알게 된다. 우식은 수진이 고맙고 미안하다. 예전에도 안쓰러웠지만, ‘연인’이 된 지금도 그렇다. 이 말밖에 못해서 더 미안하다. 그렇게 예뻐졌는데도 여전히 외모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며, 그렇게 일을 잘하는데도 자신감을 못 갖고 힘들어하는 수진. 자신의 현재 또한 주은의 그림자를 따라다니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주차장에서 휘청거리는 수진을 우식이 발견하고 와서 안아주지만, 수진의 속엔 가시가 너무 많다. “내가 그때랑 같니? 안 보여?”대구에서 주은 어머니 권여사(권기선)가 올라온다. 대뜸 한상 푸짐하게 차리고 닭백숙부터 코치님들에게 대접하신 엄마. 어떻게든 먹이려고 하는 권여사 앞에서 준성과 지웅은 식이요법까지 무너뜨려가며 할 수 없이 닭다리를 뜯는다. 주은의 말이 실감난다. “나 전에 그만큼 찐 것도 쪼금 찐 거라니까요.” 눈치가 꽝이신 권여사, 주은 집에 있던 영호의 티를 입고 좋아하신다. “세상 편하네. 이거 너 살쪘을 때 입던 거가?”
최혜란(진경)은 이홍임 회장댁을 떠나기로 한다. “남은 핏줄 하나 지켜보겠다고 모질게 구는 독한 노인네. 그렇게 아시게.” 내 마음은 못 줬지만 자네한테 20년 간 밥 얻어먹었다며, 그 공만은 치하해 주는 ‘어머님’. 둘의 사이도 참 기묘하다. 외동딸이 죽은 후 외동 사위의 새 아내로 들어온 혜란이다. 이회장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며느리’처럼 20년을 살아온 그들도, 결국 영호 때문에 맺어지고 영호 때문에 이쯤에서 헤어지기로 한 복잡한 인연이다. 그 와중에 영준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간다. 엄마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새삼스러운 절망 혹은 반발인가?
영호가 어떻게 되기만을 바라는 최남철 이사는, 한밤의 난투극 같은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이게 대체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일어나버린다. 최이사가 ‘원래’ 악역이긴 했으나 이 전개는 굉장히 급작스럽다. 보는 동안에도 내내 어리둥절했다. 다행히 준성은 멀쩡하지만, 준성의 사고를 막아보려던 영호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아, 어쨌거나 그가 많이 걱정된다.
수다 포인트
-발을 다친 신데렐라에게 돌아와 건넨 김영호 이사장님의 한마디. “오늘 이뻤다구. 밤마다 꿈에 나올 만큼.”
-영호의 일관된 자신감. “빨리 말해요. 나랑 연애해서 얼마나 좋은지.”
-회장님, 아니 아버지. 영호랑 얘기할 때 눈 좀 쳐다봐 주세요.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는… PPL 대방출?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2 ‘오 마이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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