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17년 만에 처음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했다. 남성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은 ‘형’과 ‘동생’의 중간에서 항상 팀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존재로, 각종 버라이어티에서도 잘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멤버로 통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란다. 전진은 컴백 전 진행된 음악 감상회에서 “17년 넘게 활동하며 예능화된 것이지, 실제 멤버들과 있을 땐 가장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들고 나온 음반이 7년 만에 탄생한 두 번째 솔로 음반 ‘리얼(#REAL#)’이다. 알차게 5곡을 채운 이 음반에는 ‘진짜 전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완성도가 높은, 그리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음반 명도 ‘리얼’로 정했고, 공익근무 중일 때 본격적으로 재미를 알게 된 작곡, 작사 실력도 맘껏 발휘했다. 진작 보여주고 싶었지만, 신화로도 활동이 벅찬 탓에 17년 만에 공개된 음반을 들고 나타난 전진은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앞으로 보여드릴 것이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일 세상에 나온 ‘리얼’의 시작은 ‘식스티 세컨즈(60 Seconds)’. 드럼 비트와 일렉트로닉 피아노 반주가 어우어지는 이 곡은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중독성 있는 리듬이 특징이다. 과한 전자음을 배제, 전진의 음색도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전진은 “에릭 형이 이 곡을 듣더니, 바로 피처링을 하겠다고 나섰다. 멤버들의 솔로 음반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건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스스로도 타이틀 넘버로 결정하고 싶었고, 아껴뒀다가 다음 음반에 내놓을까 고민했을 정도였지만, 많은 걸 보여드리자는 생각에 첫 번째에 실었다.

두 번째가 바로 타이틀곡 ‘와우와우와우(Wow Wow Wow)’이다. 발표 전 예능프로그램에서 희화화돼 한 차례 주목을 받은 곡. 사실 대중들이 지금까지 본 전진의 이미지와 가장 적합한 멜로디와 가사이다. 무대 위에서도 특유의 힘 넘치는, 고난도 안무로 ‘관록’을 입증했다. 대중들이 원하는 전진의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에도 부응했다.

“대중 가요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들을 때도, 볼 때도 모두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전진의 바람이 현실이 된 대목이다.화려한 리듬은 세 번째 트랙, 알앤비(R&B) 장르의 ‘온 마이 오운(On my own)’이 이어받는다. “내 안에 없던 다른 음색을 섞어 감정을 살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부른 노래”라는 전진의 설명대로 지나치게 강하지도,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은 그의 음색이 물 흐르듯 흘러 곡의 매력을 높인다.

전진은 ‘Wow Wow Wow’와 ‘On my own’의 가사를 직접 썼다. 그는 “매 해 음반을 냈다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7년 만에 내놓는 것이다 보니 더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도 마찬가지로 발라드 곡이다. ‘유(YOU)’는 앞선 ‘On my own’과는 전혀 다르다. 힘을 모두 뺀 전진의 목소리가 어쿠스틱한 기타 선율과 맞물려 듣기 편한 곡으로 탄생했다. 특히 팬들을 위한 노래로, 가사 속 ‘you’는 팬들을 칭한다. 전진이 제목도 직접 지었다. 기타 연주를 하며 잔잔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넣었다.

‘리얼’의 피날레는 전진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 ‘너만 있으면 돼’가 장식한다. ‘YOU’가 기타를 택했다면, 이 곡은 피아노이다. 약간은 구슬픈 듯한 피아노 선율이 지나고 나면 다소 거친 전진의 음색이 흐른다.

전진은 이 곡의 가사도 직접 썼다. 그는 “현란하게 세션을 넣어볼까 하다가 가사에 집중이 안 될 것 같아서 피아노 반주만 넣었다. 잘 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전진의 목소리로만 채워져 있지만, 또 모두 다른 느낌이다. 총 5곡 중에 댄스는 둘, 나머지는 발라드. 전진이 전하고 싶었던 ‘진지한 전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전진은 앞으로 발표할 솔로 음반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과 ‘새로운 전진’을 조금씩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텐아시아DB, 엔피노-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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