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스물다섯, 청춘의 한 가운데. 박형식은 스물다섯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칠 법도 하련만 열정을 등에 업은 청춘은 멈추지 않았다. 아이돌 가수, 예능 출연, 뮤지컬, 드라마 주연까지 도전이란 도전에는 다 덤벼들었다. 청춘의 패기였을까. “그 안에서 재미를 못 느꼈다면 못했겠죠”라는 그의 말처럼 두려움보단 재미를 탐닉하는 열정이 더 컸다. 박형식은 그렇게 스물다섯 청춘을 보내고 있었다.
Q. 첫 주연작 SBS ‘상류사회’가 꽤 성공적으로 끝났다. 종영 소감을 안 물어볼 수 없겠다.
박형식: 하하.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감사할 뿐이다. 좋은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들이랑 하늘같은 선배님, 선생님들, 좋은 또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많이 배웠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보여드려야겠다.Q. 상대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메이킹 영상을 보니 서로 반말도하며 매우 친해보였다.
박형식: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다. 네 명 모두 또래였고, 성격이 좋았다. 모이면 항상 시끌시끌했다. 그만큼 함께 할 때 굉장히 재밌었다. ‘이렇게 재밌게 촬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행복함을 느꼈다.
Q. 임지연과 호흡이 유독 화제를 모았다. 앞서 예능프로그램 SBS ‘정글의 법칙’에도 함께 출연했었다. 예능에서 본 임지연과 배우 임지연은 어떻게 달랐나?
박형식: 사실 ‘정글의 법칙’ 때는 기회가 없어 친해지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글의 법칙’ 때 본 임지연은 ‘상류사회’ 이지이(임지연)와 매우 닮았다. 연기할 때 임지연과 이지이 사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더라.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다.
Q. 극 중 키스신도 많았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매우 사랑스러웠다. 팬들이 질투했을 수도 있겠다.(웃음)
박형식: 키스신은, 하하. 맡은 바 최선을 다한 것뿐이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Q. 실제로 이지이 같은 스타일은 어떤가?
박형식: 많이들 물어보신다. 장윤하(유이)와 이지이 중에 이상형이 누구냐고. 대답은 항상 이지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상형이 딱히 정해져 있진 않다.
Q. 극 중 유창수(박형식)는 굉장히 외로운 캐릭터였다. 장윤하도 그러했지만. 형제 간 경쟁에 치였고 게다가 친한 친구의 배신까지 당했다. 박형식이 바라보는 창수는 어땠나?
박형식: 살짝 애정결핍이 있어보였다. 그래서 계속 최준기(성준)에게 “야, 너는 왜 나한테 좋아한다고 안해?”라며 확인하려 했다. ‘내가 믿는 사람만큼은 나를 믿어주고, 좋아해줬음 좋겠다’라는게 창수의 마음이었다. 그게 잘 묘사 된 게 준기와 창수의 사이였다. 사랑은 사치인 그들만의 비즈니스 속에서 창수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창수는 외로웠지만 집안의 눈치로 표현을 못했다. 그런 창수가 지이로 인해서 무너졌고, 준기의 “네가 너의 자신을 넘지 못하면 넌 절대 남을 뛰어넘을 수 없어”란 말이 계기가 되어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장했고. 알고 보면 ‘상류사회’ 속 성장의 아이콘이었다. 하하.Q. 창수를 연기할 땐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박형식: 가장 순수하게 다가갔다. 창수라는 인물 자체가 예의 없어 보일 수 있고, 밥맛일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그 안에 순수함이 있다. 그 점을 가장 보여주고 싶었다. 평상시에도 창수라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할까 많이 고민했다. 완벽히 창수에 빙의했다고 말하기엔 건방진 소리고, 그냥 참 많이 생각했다.
Q. 많이 고민하고 몰입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다보면 역할에서 빠져나오기도 힘들었을 것 같은데?
박형식: 그렇지는 않았다. 내가 완전히 창수가 된 게 아니라, 되기 위해 노력한 거였으니까. 이렇게 하면 창수가 될까?, 저렇게 하면 창수처럼 보일까? 시도와 도전을 한 것뿐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완벽히 인물에 빠져드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 같다.
Q. ‘상류사회’에서는 전보다 안정적인 톤을 가진 것 같았다. 전작 KBS2 ‘가족끼리 왜이래’ 달봉이 때는 발랄한 소년의 목소리였다면 이번에는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로 연기했다.
박형식: 달봉이 때 발성이랑 발음 지적이 많았다. 스스로도 느끼고 고치고 싶었었다. 다음 작품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목소리 톤을 다운시키며 발음 연습을 많이 했다.Q. 그동안 소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상류사회’에서 불쑥 남자로 자란 느낌이다. 살도 많이 빠졌다.
박형식: 닭가슴살하고 샐러드만 먹고 엄청 운동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참 힘들었다. 지금은 식단조절이나 운동을 안 하고 있지만 다시 시작하려 한다. 체력적으로도,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하는 건 좋다.
Q. ‘상류사회’에서 더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없었나? 지나보니 아쉬웠던 점이라든지.
박형식: 사실 잘 모르겠다. 잘 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부족하고 아쉽다고 생각하면서 지낸다. 실제로 부족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더 알아가고 배우고 싶다. 열정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
Q. 무언가를 하면 매우 열심히 임하는 성격인 것 같다. 성격에 있어서 창수와 닮은 점이 있나?
박형식: 창수와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내 성격은 나도 잘 모르겠다.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여태까지 맡은 역할들을 섞으면 내가 될 것 같다. 하하. 그냥 평범한 스물다섯 청년이다.Q. 리얼리티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실제 성격은 꽤 애교가 많아 보인다. 혹시 막내아들인가?
박형식: 막내아들 맞다. 팀에서도 막내이고. 하하.
Q. 어딜가나 막내로서 사랑받았을 것 같은데, 선배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었나?
박형식: 선배님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항상 멋진 조언을 해주신다. 이번 ‘상류사회’에 함께 출연한 선배님, 선생님들도 그랬고. ‘가족끼리 왜이래’는 아직까지 단체 채팅방이 있다. 장혁 형에게도 연락이 왔다. 참, 항상 감사하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느낀다.
Q. 아기병사에서 본부장으로 성장했다. 부쩍 남자다워진 모습에 여성 팬들도 급증했다. 스스로도 성장을 느끼는가?
박형식: 실제로 박형식이라는 사람이 되게 성장형 캐릭터인 것 같다. 계속 알아가고 배워가는. 캐릭터도 같이 따라가는 느낌? 학생에서 본부장까지 성장해왔다. 하하.
Q. 온라인상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굉장히 색다른 도전인 것 같은데, 계기가 무엇인가?
박형식: 굉장히 글을 쓰고 싶었었다. 그렇지만 글을 쓰고 싶은 거랑 잘 쓰는 거랑 다르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 내가 글을 공부했던 게 아니니까. 그저 내 생각을 적는 것일 뿐인데 두서없는 글이 되고, 사람들이 “얘는 이걸 왜 쓴 거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이 많았다. 고민도 잠깐 했었지만 일단 도전해야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건 해봐야겠더라.
Q. 노래, 연기, 예능, 게다가 칼럼까지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다. 24시간은 모자라지 않는가?
박형식: 하하. 재밌다. 그 안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나도 못했을 것 같다. 항상 “뭔가 새로운 게 있을까? 어! 재밌겠다”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후회하거나 힘들지는 않다.
Q. 글 속에서 “천재들을 보고 날갯짓 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수많은 기회 중 ‘날개짓 할 기회’는 무엇이었나?
박형식: 매 순간이 기회였다. 내가 지금 회사의 연습생이 된 것도, 데뷔를 한 것도 모두 기회였다.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기회라고 느끼는 순간은 많았다. 나는 모든 순간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기려 노력한다.
Q. 본인의 이야기라 그런지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박형식: 리더 준영이 형이 글을 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애교덩어리 막내 순둥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됐구나, 자랑스럽고 고맙다. 사랑한다’라고 하더라. 나도 사랑한다고 답했다. 많이 감동받았다. 사실 난 아직도 어린애다. 그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다. 크게 의미를 두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Q.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박형식: 나는 처음부터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도 꿈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해보고, 노력해보고, 실패도 해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게 절실함이 되었고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결실을 맺었다. 이런 마음으로 한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Q. 아직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과 숙소생활 중인가?
박형식: 숙소생활은 지금 안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하고 서로 개인스케줄을 하느라 그동안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 이제야 형들 얼굴 좀 볼 수 있겠다. 하하. 멤버들끼리 만나면 항상 재밌게 얘기한다. 놀고, 먹고. 그 나이 또래 남자들처럼 시끄럽다.
Q. 같은 팀 멤버 임시완과 연기에 대해 통하는 말이 많겠다. 서로 조언이나 모니터링을 하는 편인가?
박형식: 서로 모니터링을 하지는 않는다. 연기 조언이나 이런 것 보다는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 미래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한다. 사실 이 형하고도 속 깊은 얘기를 하진 않는다. 하하. 다만 내가 연기에 대해 고민을 할 때, 내 고민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또 다른 멤버 광희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무한도전’ 속 광희를 보았나?
박형식: ‘식스맨’ 때 고생 많이 한 것 같았다. 그 안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응원해주고 싶었다. 지금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지드래곤, 태양 선배님이란 든든한 친구도 얻었고. 많이 친해졌으면 좋겠다. 하하. 힘든 점도 있겠지만 예능을 하면서 광희 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Q. 뮤지컬 활동도 열심히 했다. 새로운 뮤지컬 계획은 없는가?
박형식: 아직은 새로운 계획이 없다. 이제 막 드라마가 끝났으니 숨을 고른 뒤 천천히 해나가지 않을까.
Q. 박효신의 팬인 걸로 알고 있다. 박효신도 뮤지컬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함께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박형식: 그런 기회가 온다면 영광이겠지만, 안 된다. 얼마나 비교당하겠는가.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뮤지컬보다는 한 번 같이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상상만해도 행복하다. 물론 내 사심이지만. 하하. 굉장히 비교당하고, “쟤는 무슨 자신감으로 박효신이랑 노래를 불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냥 나에게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소원이다.
Q. 시작이 가수인만큼 노래에 대한 욕심도 남달라 보인다.
박형식: 굉장히 우연히 연기의 기회가 찾아왔고, 그 기회로 지금까지 해나가고 있다. 연기도 열심히 해나갈테지만 언젠간 노래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다. 지금도 꾸준히 노래연습을 하고 있고 좋은 음악해 보고 싶다. 감히 노래에 있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못하겠다. 발라드나 듣기 편한 음악을 좋아한다. 언젠가 그런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음악과는 다른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박형식: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KBS2 단막극 ‘시리우스’였다. 극 중 엄마 앞에서 밥 먹다가 울면서 하소연하는 신이 있었다. 그때 엄마 역할이셨던 박순천 선생님이 내 손을 잡으셨다. 그 상태로 울면서 뭐라고 했는데 컷 소리가 나더라. 순간 내가 ‘대사를 했나?,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지?’ 라는 알 수 없는 느낌이 있었다. 일종의 희열이었나? 정말 이상했다. 이걸 계속 느껴보고 싶어서 연기를 계속했다. 아직까지 이때만큼의 희열이 나오지 않았는데 가장 근접했던 연기가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유동근 선생님하고 했던 신이었다. 아빠가 “네가 뭘 얼마만큼 잘 했다고!”라고 고함치시면 내가 “죽을 만큼이요”라고 하소연했던 신이었다. 이때도 정말 몰입했는지 억울하고 눈물이 났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박형식: 안 해봤던 캐릭터는 다 욕심난다. 사실 했던 역할도 다시 해보고 싶다. ‘아, 이렇게하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가끔 떠오른다. 도전엔 끝이 없을 것 같다.
Q. 벌써 데뷔 6년차이다. 아이돌 후배도 많이 생기고, 꽤 선배가 됐다.
박형식: 선후배보다는 다 같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특히 가요계는. 물론 버릇없고, 지나치게 예의 없는 건 문제가 되겠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각자 할 일을 하면 될 뿐이다. 서열정리, 이런 걸 싫어한다. 멤버들과도 안했다. 그래서 더 편하게 지내는 것 같다.
Q. 장발의 머리로 윙카를 타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다. 데뷔 후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 어느새 유창수 본부장이 됐고. 지난날을 돌아보면 어떠한가?
박형식: 내가 생각하기에도 굉장히 열심히 산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열심히’ 밖에 없었다.
Q. 어릴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했다. 연습생까지 포함하면 훨씬 이전부터.
박형식: 어릴 때 연예계에 데뷔했다는 게 장단점이 있더라. 일반 친구들이 생각하는 고민을 이해못하기도 하고, 그들이 내 고민을 이해 못할 때가 있다. 각자 관점이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친구들과는 그 속에 우정이 있다. 남자애들이라서 그런가, “네가 네 인생 알아서 살아!”라고 말하면서 넘기기도 한다. 하하.
Q. 마지막으로 스물다섯으로 살아가는 소감은 어떠한가?
박형식: 스물다섯은,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나이? 옛날엔 그냥 어려서 용서가 됐지만 이제는 책임감이 따른다. 솔직히 직업만 다를 뿐 스물다섯 또래 친구들과 똑같다. 그냥 난 스물다섯이다. 다들 자기 인생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비슷하게 고민할 거다. 이렇게 스스로 위안을 얻는다. 다시 한 번 딛고 일어서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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