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가수 박강성은 지난 1982년 MBC 신인가요제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35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미사리의 서태지’라 불리며 라이브 카페 공연으로 자신을 알렸고, ‘장난감 병정’, ‘문밖에 있는 그대’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그는 최근 ‘목숨을 건다’라는 신곡으로 일종의 변신을 선보이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을 선보였다. 박강성은 “70세가 넘었을 때도 콘서트를 해야지”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술, 담배는 일절 하지 않고, 꾸준한 운동으로 자신을 단련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33년의 세월을 이어온 만큼, 현재 가요계를 주름잡는 후배들을 보는 시각도 남다를 터. 박강성이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을 그대로 담았다.

Q.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후배 가수들도 많이 보게 됐다.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나?
박강성 :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진짜 맞다. 결과가 빨리 주어질 수는 없다. 결과가 빨리 주어지는 사람들을 보고 꿈을 꾸면 결과가 없다고 좌절하거나 나를 함부로 다루게 된다. 술 먹고 담배 피고 무절제하는 생활을 절대 하면 안 된다. 내가 내 자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피부에 닿지 않는다고 나를 함부로 다루면 점점 나락에 떨어진다. 힘든 시기는 과정이다. 이게 없으면 절대 올라갈 수가 없다. 과정이 없이 올라가는 애들은 금방 떨어진다. 가수가 돈을 많이 벌고, 엄청나게 인기 있고 싶기도 한데 그 인기 때문에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목적이 인기가 되면 안 된다. 내 일을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이 즐거워야 한다. 그렇다 보면 결과가 크게 되지 않더라도, 내 팬을 위해서 그들로 인해서 노래하는 공간도 생기고, 그것으로 먹고 살기도 한다. 그 정도면 됐지, 더 큰 꿈을 꾸고 목적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일을 재미있게 즐겨라.Q. 정말 좋은 말인 것 같다. 너무 빨리 결과를 얻으려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박강성 : 정말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젊은 때는 모른다. 분위기에 빠져 자꾸 무절제한 생활을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게 준비도 해야 한다. 준비도 안 돼 있는데 누가 어떻게 나를 쓰는가. 늘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여야 한다. 칼을 갈아 놔야 한다. 내 인생의 목적이 뭔지를 분명하게 갖고 가야 한다. 나도 젊을 때는 목적을 상실했다. 인생 한 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안됐다. 결과가 빨리 안 나왔다고 조바심하면 좌절하는 것 뿐이 없다. 젊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Q. 자신을 절제해야 하고 칼을 갈아놔야 하는데 충동적인 욕구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박강성 :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고 내 시간을 많이 가진다. 다음날 일이 없으면 새벽까지 깨있는다. 책도 읽고, 낮에는 가족들과 즐기고, 저녁에는 내 시간을 즐긴다. 뛰거나 운동하고, 저녁이 되면 좋아하는 책이 있다. 성경 좀 많이 보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 다음날에 푸지게 잔다. 그 대신에 술, 담배는 하지 않는다. 술을 많이 먹으면 여파가 3일 가기 때문에 그러면 집중력을 뺏기게 된다.

Q. 자신에 대한 계획도 철저한 것 같다.
박강성 : 사실 계획이라는 게 없긴 하다. 계획을 가졌으면 좋긴 하다. 게으를 때는 게으르고, 일할 때는 집중한다. 외국 가수들 보면, 6개월 동안 연습한다. 1년 전에 계획이 나와 있다. 6개월 연습하고, 공연을 들어간다. 집중해서 투어를 다니고, 투어가 끝나면 충분히 쉰다. 아주 충분히 쉰다. 그때 뭐하나 봤더니 그냥 쉬더라. 가수들은 그래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고, 다음 날 일이 없으면 밤새도록 깨있어도 누가 뭐라할 건가. 하루 종일 잠으로 보낼 때도 있다. 너무 계획된 삶을 살기보다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을 즐겨야 한다.

Q. KBS2 ‘불후의 명곡’ 같은 곳에도 출연하고 싶지 않은가?
박강성 : ‘불후의 명곡’에 전설로 나가서 감상만 하고 싶지 않다. 같이 견주고 싶다. 요즘 트렌드는 너희들이지만, 선배들 없이 너희들은 없었다. 노래의 기준점이 내가 정답은 아니지만, 나는 내 기본을 가지고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요즘 아이들은 테크닉은 뛰어나다. 그런데 기본적 발성이 되지 않는 가수가 너무 많다. 춤, 콘셉트로 몰고 나가는 애들이 많은데 그러면 안 된다. 그런 친구들은 연예인이지 가수라고 하면 안 된다. 가끔 기본이 충실한 가수들이 많이 나와서 너무 고맙다. 인기 영합주의를 배제할 순 없지만, 노래를 잘하려고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의식이 깨있어서 고맙다.

Q. 그런 젊은 가수들이 누구인가?
박강성 : 에일리, 문명진을 최고로 꼽는다. 기본적으로 발성이나 표현력이 굉장히 좋다. 그런 애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내가 그 친구들과 경쟁이 될 수도 없다. 가수는 경쟁이 아니다. 각자 개성이 다르다. 그동안 그런 가수도 없었고, 그런 아이들이 나왔기 때문에 기쁘고 감사하다. 차세대 우리나라 이끌어갈 주자들이다. 그런 후진들이 없다면, 우리나라 가요계가 어떻게 되겠나. 요즘 아이돌은 기준점이 없다. 그냥 지른다. 그런 애들만 노래를 잘하는 줄 안다. 노래와 관련된 방송들을 보면 소리만 계속 지른다. 소리 지르기 경연대회다.Q.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강성 : 내 목소리 자체가 나다. 내 목소리랑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나. 그게 개성이다. 내가 내 목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흉내내기에 급급하면 안 된다. 창작력이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에일리는 기본적으로 탄탄하다. 테크닉보다 기본에 충실하게 노래한다. 나올 때마다 유심히 본다. 김범수 같은 가수는 기본이 잘됐으니 애드리브를 쳐도 용서가 된다. 아이돌 중엔 엑소. 엑소는 굉장히 잘한다. 허우대도 좋고, 칼군무에다가 노래하는 패턴도 훈련을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2NE1도 정말 좋아한다. ‘컴백홈’ 같은 노래 멜로디 라인도 너무 좋고, 씨엘은 랩하는 형태가 굉장히 차별화돼있다. 씨엘은 자기만의 것을 갖고 있다. 자기 것이 있다. 요즘 애들은 다 똑같다. 자기만의 것을 가져야 한다.

⇒ 박강성, “노래가 지친 일상을 위로하면, 그러면 됐다” (인터뷰①)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보아즈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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