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맨도롱 또?’ 16회 2015년 7월 2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백건우(유연석)와 이정주(강소라)는 연애를 시작한다. 우여곡절이 많지만 건우는 제주도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기로 결심한다. 진태용(최재성)은 김해실(김희정)을 만나 깊이 사죄하며, 과거는 새로운 사실을 파지 말고 과거 그대로 두자고 한다. 맨도롱 또? 앞을 서성이는 진태용에게 정주는 들어오시라고 청해, 건우가 만든 맨도롱 정식을 대접하고 태용은 감회에 젖는다. 건우와 정주는 결혼을 약속한다.
리뷰
해피엔딩은 예상된 것이었다. 어쩌면 1회부터 정해져 있었다. 드라마의 관건은 그래서 결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 해피엔딩을 향해 ‘기분 좋게 따뜻한’ 정도의 달달함으로 속도와 긴장을 유지하되, 식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내는가가 중요했을 것이다. 그게 시청자가 보고 싶어 했던 관전 포인트였다. 어떤 뜻밖의 놀라움을 기대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회에 이르도록 주인공들에게 이렇다 할 관계성을 못 심어 줬을 뿐 아니라, 결말이 맺어진 후에도 여전히 미진함만 남기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건우와 정주는 시청자가 예상한 만큼 친해지지 못했다.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어찌 속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 끌리느냐의 ‘케미’ 혹은 밀당 같은 건 사실 초반에만 유효할 뿐이다. 친해질 만하면 투닥투닥 싸워대고 오해하고 서로 가슴에 못질하는 대사들로 거리를 벌려 놓곤 하는 전개였다. 둘의 대화내용 자체가 정나미 떨어지는 비꼬기 아니면 대놓고 화장실 유머 같은 쪽이었다. 둘이 헤어질 것 같아 싶으면, 돌연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들이댐도 불쑥불쑥 나왔다. 둘은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극 바깥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드라마 속에서는 내내 겉돌았다.
이 서먹함을 몇 번의 과감한 스킨십으로 메웠는지도 모르겠다. 중반 정도까지는 잠시 통하기도 했다. 건우와 정주는 일상에서는 대체로 초등학생 시절의 짝꿍처럼 굴었으니까.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이 스킨십 횟수로 대체하려 한 전개는, 결과적으로는 마지막회에서조차 얄팍함으로 끝나고 말았다. 느닷없는 진한 애정행각과 그 다음의 연속되는 서먹함 사이에서 시청자는 지쳤다. 이렇게 널뛰기하는 애정행각은 시청자가 보기에도 불편하다.
마지막회에는 예고대로 손호준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지원의 약혼자로 재벌 후계자 역할이었다. 장면 속에는 자연스럽게 등장했는데 ‘만재도 리조트’ 얘기를 하며 “언제 저희 차셰프 요리 한 번 대접하겠습니다”라는 대사를 하고, 그룹 이름도 ‘영석 그룹’이었다. 타 프로그램의 인기와 여파를 이용한 카메오가 요즘 드라마에 새로 유행중이긴 하나, 흐름을 끊는 듯했다. 가뜩이나 연결성이 없어 마지막회답지 않았는데, 손호준 얼굴만 기억난다고나 할까.건우 아버지 진태용이 해실과 만나 사죄하고 과거의 죗값은 자신이 다 지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두 배우의 관록이 묻어났다. 다만 “그럼 제 전남편을 누가 죽였다는 거예요?”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해실의 고뇌의 타이밍이 너무 늦었기에 급 마무리되어야만 했고, 공정배(이한위)는 그 질문에 “진사장이 사랑하던 여자 백세영이”라고 답하며 얼결에 건우 엄마를 굉장히 낮춰 말하고 말았다. 건우의 아버지를 명예회복 시키려고 하면, 건우의 어머니가 천하에 몹쓸 여자가 되어버리는 난감함이 건우의 출생의 비밀이 가진 비극이었다.
건우와 정주가 마지막회에서 힘줘서 주입시킨 대사는 “나 엄청 잘 참는 여자야”였다. 그래, 시청자는 그간 참아도 너무 참았다.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까지 참았다. 이렇게 밑밥을 많이 뿌리고도 허탈한 게 원래 로맨스인 것인가. 어딘가 입맛이 씁쓸한 이유는 뭘까.
수다 포인트
- 지원은 오늘 목소리는 하이톤에 발음이나 말투는 전형적 만화 속 악당. 설마 웃으라고 그러신 건가요?
– 정주는 오늘도 건우와 비속어와 막말 섞인 헛 문답을 끈적하게 주고받다가, 결국은 원피스 입고 거울 앞 원맨쇼를 하더니 갑자기 연애가 급물살?
– 건우는 알고 보니 음란서생이었나요?
– 혼자 끓지도 식지도 말고 서로 온도 맞춰가며 평생 맨도롱 또? 하자는 건우와 정주의 다짐, 우리도 그런 드라마를 기대했건만!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맨도롱또?’
다섯 줄 요약
백건우(유연석)와 이정주(강소라)는 연애를 시작한다. 우여곡절이 많지만 건우는 제주도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기로 결심한다. 진태용(최재성)은 김해실(김희정)을 만나 깊이 사죄하며, 과거는 새로운 사실을 파지 말고 과거 그대로 두자고 한다. 맨도롱 또? 앞을 서성이는 진태용에게 정주는 들어오시라고 청해, 건우가 만든 맨도롱 정식을 대접하고 태용은 감회에 젖는다. 건우와 정주는 결혼을 약속한다.
리뷰
해피엔딩은 예상된 것이었다. 어쩌면 1회부터 정해져 있었다. 드라마의 관건은 그래서 결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 해피엔딩을 향해 ‘기분 좋게 따뜻한’ 정도의 달달함으로 속도와 긴장을 유지하되, 식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내는가가 중요했을 것이다. 그게 시청자가 보고 싶어 했던 관전 포인트였다. 어떤 뜻밖의 놀라움을 기대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회에 이르도록 주인공들에게 이렇다 할 관계성을 못 심어 줬을 뿐 아니라, 결말이 맺어진 후에도 여전히 미진함만 남기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건우와 정주는 시청자가 예상한 만큼 친해지지 못했다.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어찌 속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 끌리느냐의 ‘케미’ 혹은 밀당 같은 건 사실 초반에만 유효할 뿐이다. 친해질 만하면 투닥투닥 싸워대고 오해하고 서로 가슴에 못질하는 대사들로 거리를 벌려 놓곤 하는 전개였다. 둘의 대화내용 자체가 정나미 떨어지는 비꼬기 아니면 대놓고 화장실 유머 같은 쪽이었다. 둘이 헤어질 것 같아 싶으면, 돌연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들이댐도 불쑥불쑥 나왔다. 둘은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극 바깥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드라마 속에서는 내내 겉돌았다.
이 서먹함을 몇 번의 과감한 스킨십으로 메웠는지도 모르겠다. 중반 정도까지는 잠시 통하기도 했다. 건우와 정주는 일상에서는 대체로 초등학생 시절의 짝꿍처럼 굴었으니까.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이 스킨십 횟수로 대체하려 한 전개는, 결과적으로는 마지막회에서조차 얄팍함으로 끝나고 말았다. 느닷없는 진한 애정행각과 그 다음의 연속되는 서먹함 사이에서 시청자는 지쳤다. 이렇게 널뛰기하는 애정행각은 시청자가 보기에도 불편하다.
마지막회에는 예고대로 손호준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지원의 약혼자로 재벌 후계자 역할이었다. 장면 속에는 자연스럽게 등장했는데 ‘만재도 리조트’ 얘기를 하며 “언제 저희 차셰프 요리 한 번 대접하겠습니다”라는 대사를 하고, 그룹 이름도 ‘영석 그룹’이었다. 타 프로그램의 인기와 여파를 이용한 카메오가 요즘 드라마에 새로 유행중이긴 하나, 흐름을 끊는 듯했다. 가뜩이나 연결성이 없어 마지막회답지 않았는데, 손호준 얼굴만 기억난다고나 할까.건우 아버지 진태용이 해실과 만나 사죄하고 과거의 죗값은 자신이 다 지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두 배우의 관록이 묻어났다. 다만 “그럼 제 전남편을 누가 죽였다는 거예요?”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해실의 고뇌의 타이밍이 너무 늦었기에 급 마무리되어야만 했고, 공정배(이한위)는 그 질문에 “진사장이 사랑하던 여자 백세영이”라고 답하며 얼결에 건우 엄마를 굉장히 낮춰 말하고 말았다. 건우의 아버지를 명예회복 시키려고 하면, 건우의 어머니가 천하에 몹쓸 여자가 되어버리는 난감함이 건우의 출생의 비밀이 가진 비극이었다.
건우와 정주가 마지막회에서 힘줘서 주입시킨 대사는 “나 엄청 잘 참는 여자야”였다. 그래, 시청자는 그간 참아도 너무 참았다.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까지 참았다. 이렇게 밑밥을 많이 뿌리고도 허탈한 게 원래 로맨스인 것인가. 어딘가 입맛이 씁쓸한 이유는 뭘까.
수다 포인트
- 지원은 오늘 목소리는 하이톤에 발음이나 말투는 전형적 만화 속 악당. 설마 웃으라고 그러신 건가요?
– 정주는 오늘도 건우와 비속어와 막말 섞인 헛 문답을 끈적하게 주고받다가, 결국은 원피스 입고 거울 앞 원맨쇼를 하더니 갑자기 연애가 급물살?
– 건우는 알고 보니 음란서생이었나요?
– 혼자 끓지도 식지도 말고 서로 온도 맞춰가며 평생 맨도롱 또? 하자는 건우와 정주의 다짐, 우리도 그런 드라마를 기대했건만!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맨도롱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