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황성운 기자]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들을 활용해 영화 속 공간을 채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의문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와 나미(고준희)가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공간 연출에서의 탁월한 미적 감각을 지닌 임상수 감독의 색깔이 이번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 나미의 집과 음부키의 불법 환전소, 회장의 갤러리다. 각 공간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동시에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 나미의 집!

나미는 전통적인 의미의 여성스러움보다 자기 주도형 여전사 같은 캐릭터. 임상수 감독은 재개발이 중단된 폐주유소를 이용해 나미를 표현했다. 폐주유소에서 혼자 사는 나미는 내면과 예술적 끼를 벽화에 자유롭게 표현해냈고, 이런 그림들이 재개발 공간의 황량함과 어우러져 서슬퍼런 생동감을 분출한다.

또 집안 곳곳을 장식한 독특한 그래비티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는 국내 작가 이제의 작품.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은 황폐한 폐주유소에서 홀로 살아가는 와일드한 여자 나미의 성격을 대변한다.
# 음부키의 환전소!

아프리카계 범죄 조직의 보스 음부키(양익준)의 거처인 일명 ‘호랑이 소굴’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곳에 존재한다는 불법 환전소에 관한 기사들을 취합해 감독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곳.

이곳은 총 1, 2층으로 구분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미로형으로 설계됐다. 덕분에 이곳에 갇힌 지누와 야쿠부의 탈출 액션은 어느 순간, 어디서 누가 튀어나올 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공간에서 오는 긴박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만들어냈다.
# 회장의 갤러리!

악랄한 회장의 집은 다양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람을 그리는 작가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흥우 작가의 작품으로 끊임없이 떨어지는 사람을 그린 ‘Festival of the city’는 회장이 부하들과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이 외에도 나미가 관심을 표하는 거꾸로 된 어머니와 아들이 그려진 그림은 독일 현대 미술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작품이다. 또 그래비티 작가인 존 원의 작품과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루 샤오판 작가의 작품 등이 등장한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25일 개봉된다.

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제공. 휠므빠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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