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면’

[텐아시아=장서윤 기자]SBS 월화드라마 ‘가면’ 2015년 5월 26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백화점 직원 변지숙(수애)은 빚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다 SJ그룹 최민우(연정훈)와 우연히 맞닥뜨린다. 지숙과 똑같이 생긴 국회의원의 딸 서은하(수애)와 정략결혼을 앞둔 민우는 지숙을 은하로 착각하고 술취한 지숙을 호텔방으로 안내한다. 민우와 은하는 서로에 대한 무관심 속에 각자의 집안의 이해관계 속에서 결혼을 준비한다. 은하는 ‘도플갱어와 먼저 마주치게 되면 죽는다’는 문구를 읽은 후 백화점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지숙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리뷰
시작부터 강렬했다. 최근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임팩트있는 첫 장면을 완성해 낸 ‘가면’은 벼랑 끝에 매달린 채 절박하게 호소하는 지숙의 모습에서 시작됐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옆자리에 타고 있던 누군가는 물 속으로 가라앉고 핸들에 채워진 수갑에 묶인 지숙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그 때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제안을 받아들이겠느냐?”는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지숙은 울부짖고 “살려달라”며 내용도 모를 사내의 제안을 수락한다. 사내의 제안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어야 살 수 있는’ 미스터리를 품고 있었다.

사건 이틀 전, 지숙은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거듭되는 상사의 모욕은 물론, 가끔 진상 손님의 출현에 기진맥진해지기도 하고,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엄청난 이자에 시달리기도 한다. 돈을 빌려볼까 해서 찾아간 고교 동창회에서는 동창들에게 놀림을 당한 지숙은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 술을 마시고 취한 채 우연히 재벌그룹 후계자 최민우를 만난다. 민우는 자신의 정혼자 서은하와 똑같이 생긴 지숙을 보고 은하로 착각하고 지숙을 호텔방에 안내한다.

사실 민우는 은하와 애정 없는 결혼을 준비중이었다. 국회의원과 재벌 가문의 이해관계 속에 만난 두 사람은 냉랭한 기류가 흐르는 사업적인 관계일 뿐이다. 한편 은하는 책에서 ‘도플갱어와 먼저 마주치게 되면 죽는다’는 문구를 읽고 왠지 모를 기분 나쁜 예감을 하고, 백화점에서 자신을 꼭 빼닮은 지숙을 맞닥뜨린다.‘신분을 숨긴 채 재벌가 며느리가 된 여자의 이야기’라는 한 줄 요약이 가능한 ‘가면’은 지극히 통속적일 수 있는 주제를 긴박감 있는 연출 속에 스릴러와 로맨스, 코미디를 적절히 섞은, 꽤 괜찮은 드라마가 되기에 충분한 첫 회를 제시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하는 스케일이 빚나는 첫 장면에 이어 갑자기 죽음으로 이어진 여주인공의 사연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전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가운데 보여지는 위트는 이 작품이 첫 회부터 꽤 정교하게 짜여진 드라마임을 짐작케하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 처연함과 순수함, 독기와 강인함 등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색깔을 오가는 여주인공 수애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1인 2역을 연기하기에 충분함을 짐작케했다.

수다포인트
- 씬스틸러로 활약중인 황석정 씨, 여기서 또 뵙네요. 부디 며칠 전 불거진 논란에 상처받진 않으시길요!
- 도플갱어, 마주치면 먼저 보는 사람이 죽나요? 정말?

장서윤 ciel@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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