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앨리스’ 리처드 글랫저 감독.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줄리안 무어에게 아카데미 여주우녀상을 안긴 ‘스틸 앨리스’ 고(故) 리처드 글랫저 감독이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정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전하고 있다.

‘스틸 앨리스’는 아내, 엄마,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가 희귀성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기 시작하면서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해 당당히 삶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줄리안 무어가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언어학 교수 앨리스로 분해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과 함께 제8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줄리안 무어는 “루게릭 병으로 투병중인 리처드 글렛저 감독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0일 리처드 글렛저 감독의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리처드 글랫저 감독은 2011년 초 발음장애로 병원을 찾았다 루게릭 병을 선고 받았다. 이후 투병생활 중 리사 제노바의 소설 ‘스틸 앨리스’를 접했고,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알츠하이머에 걸린 주인공이 느끼는 두려움과 고독을 이해하게 되고 워시 웨스트모어랜드와 함께 영화화를 결정했다.

프리 프로덕션이 시작되기 전부터 손과 팔을 움직일 수 없고, 스스로 먹거나 옷을 입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리처드 글랫저 감독은 이 믿기 힘든 신체적 장애에도 늘 현장에 나와 작업에 참여했다. 상태가 악화되어 더 이상 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을 때에도 아이패드 음성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들과 소통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했고, 이는 현장의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쳤다.촬영 당시 리처드 글랫저 감독을 위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하기도 했던 줄리안 무어는 “리처드는 장애 속에서도 지켜내고 싶은 삶의 방향과 욕망을 계속 갖고 있었어요. 우리는 우리 영화 같은 이야기를 살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작업하고 있던 거에요. 리처드는 정말 영리한 사람이었죠”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처드 글랫저 감독의 유작이 된 ‘스틸 앨리스’는 4월 30일 개봉된다.

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제공.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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