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펀치’ 방송화면
‘펀치’가 마침내 월화극 1위에 등극했다.지난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가 MBC ‘오만과 편견’을 제치고 결국 월화극 1위로 올라섰다. ‘펀치’는 흥미로운 스토리, 배우들의 호흡, 박진감 있는 연출이 만나 안정적인 페이스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마침내는 월화극을 평정하기에 이르렀다.이날 ‘펀치’ 6회는 전국 시청률 9.6%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분(8.7%) 보다 0.9%p 상승했다. 줄곧 1위를 지켰던 MBC ‘오만과 편견’은 8.4%로 지난 방송분(10.0%)보다 1.6%p 하락했다. KBS2 ‘힐러’가 8.2%로 그 뒤를 ?았다.
‘펀치’ ‘오만과 편견’ ‘힐러’ 등은 30일 각 방송사 연말 시상식으로 인해 결방됐다. ‘힐러’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2주만에 방송을 재개한 ‘오만과 편견’은 결방의 직격탄을 맞았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이 퍼진 ‘펀치’는 오히려 시청률이 상승했다. 결방이란 위기 속에서 오히려 ‘펀치’의 저력이 입증된 셈.
지난달 15일 첫 방송한 ‘펀치’는 검찰청을 배경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박정환이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SBS ‘추적자’, ‘황금의 제국’ 박경수 작가가 집필하고 ‘패션왕’, ‘두 여자의 방’ 이명우 PD가 연출을 맡아, 방송 전부터 또 한 편의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을 예고했다.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정을 사회구조적 비리와 함께 담아낸 ‘추적자’나 재벌가의 암투를 그린 ‘황금의 제국’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박경수 작가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이 드라마는 첫 회 스피디한 전개와 촘촘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정의와 권력이라는 뚜렷하게 대립되는 두 가치를 두고 싸우는 박정환(김래원), 이태준(조재현), 신하경(김아중)의 이야기가 긴장감있게 펼쳐졌다.
‘펀치’의 가장 큰 매력은 빠른 전개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구성이다. 6회까지 이어오면서 크고 작은 반전들이 계속되며 시청자들이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이 모시는 서울중앙지검장 이태준을 검찰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을 마다치 않던 정환은, 남은 생을 가족의 일원으로, 대검찰청 반부패부의 능력 있는 검사로 마무리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며 드라마틱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3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래원은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문 정환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애잔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아중은 검사이자 이혼한 싱글맘 역할에 도전, 정의감이 살아있는 여검사의 모습과 진한 모성애를 조화롭게 그려내고 있다. 선굵은 스토리 속에서 섬세한 감정표현이 요구되는 남녀주인공의 캐릭터는 김래원 김아중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호흡 속에서 녹아나고 있다.노회한 검찰총장 후보자로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 조재은 비리와 부패의 온상인 검찰총장 이태준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았다. 특히 6회에서는 그런 이태준이 형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신 때문에 태준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한 형 태섭(이기영)이 태준 앞에서 절벽에 몸을 던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삶의 이유를 잃은 태준의 변화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박경수 작가의 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긴박감 넘치는 첫 회만으로 전작들에 비해 한층 정교하고 탄탄해진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으며, 간결하면서도 선굵은 대사는 도치법으로 완성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버스 급발진 사고와 뇌종양 진단, 형의 죽음 등 다양한 사건들을 인물의 삶에 끼워 넣어 긴장감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인물의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토록 권력을 탐하던 두 사람이 인생의 큰 사건을 겪으면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정환이 3개월의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이 잊고 살았던 진짜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자 마음 먹은 반편, 태준은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지키려다 진짜 소중한 것을 잃고 말았다. 그 가운데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여검사 신하경의 고군분투가 위태로워보이면서도 빛이 난다. 극적인 변화를 겪은 세 사람의 진짜 싸움이 이제 본격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가 권력을 둘러싼, 현실에 있을 법한 차가운 암투를 그리면서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진하고 뭉클하다는 점이 ‘펀치’의 매력. 다소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심에 단단히 자리한 가족과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전해질 수 있었다. 이처럼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은 ‘펀치’의 상승세가 계속될 조짐이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펀치’ 방송화면,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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