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다큐쇼’

종합편성채널 JTBC ‘다큐SHOW’가 ‘종로의 여인들’을 통해 도심 속 여성 노인 빈곤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업지역, 종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어르신들의 보금자리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들을 상대로 성(性)을 사고파는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지난 6월 영국 BBC방송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매우 특이한 사회현상으로 ‘South Korea: Sex in the Sunset Years’를 다큐로 방송했다. BBC의 닐 레이젤 기자와 루시 윌리엄슨 기자가 2008년부터 종로의 여인들을 연구해온 이호선 교수와 함께 종로 일대를 다니며 집중 인터뷰 취재를 시도해 제작한 다큐였다. 일명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며 종로 일대를 오가는 성매매 여성들의 삶이 이 다큐를 통해 드러났다. 효의 나라로 알려진 한국에서 고령의 여성 노인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파는 일이 최초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전통 체계가 붕괴되었음을 밝혔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여인들의 수는 일 평균 70~80명쯤. 이들의 활동 영역은 크게 세 군데, 종로역 지하와 지상 그리고 종묘공원 근처다. 대부분 한 곳을 자신의 주요 거점으로 삼고, 다른 사람이 활동하는 지역엔 침범하지 않는 게 그들만의 룰이라고. 단속이 심하거나 경기가 좋지 않은 등 날이 곤두서는 시기에 잘못 발을 댔다간 싸움도 불사한다. 밀착 취재 결과, 종로의 여인들이라고 모두 몸을 파는 건 아니라는 사실. 한 병에 500원을 더 받고 음료수를 팔며 외로운 할아버지의 말벗이 되어주는가 하면 시원한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시대를 함께 겪어온 친구가 되기도 한다.

‘다큐SHOW’ 제작진은 수차례의 시도 끝에 어렵게 여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떡 장사, 김밥 장사, 식당일 등 안 해본 일 없이 혼자 힘으로 4남매를 키웠지만 돌아오는 건 자식들의 무관심뿐이었다는 75세 할머니부터, 아무리 일을 하려고 해도 일흔의 노구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는 77세 할머니의 고백이 이어졌다. 젊어서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인생을 바쳐 살았지만 나이가 훌쩍 들고나니 속만 썩이던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식은 생각보다 변변치 못하게 살고 있어 기댈 곳이라곤 또다시 ‘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쉽게 돈 벌려고 길에 나와 몸을 판다는 세상의 눈총보다 오늘 하루 벌지 못하면 당장 먹을 끼니가 없다는 고민이 더 괴롭다는 여인들의 짙은 화장 아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전해진다. 방송은 26일 저녁 7시 45분.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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