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중계 방송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있지만, 정작 방송가 사람들인 작가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국과 정확히 12시간의 시차가 나는 브라질에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축구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한반도 작가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2시간 시차 탓에 한국전이 새벽 4시나 오전 7시, 시청하기 불편한 시간에 펼쳐져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턱없이 벌어진 시차 덕분에 매번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중계 방송이나 특집 방송 등으로 결방이 많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예능프로그램이 결방되는 사례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예능작가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방송사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 즉,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방송작가들은 한 회당 고료를 지급받는다. 방송을 제작했더라도 방영되지 않으면 지급받지 못하는 식이다. 결방은 곧 원고료 미지급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게다가 올해는 지난 4월 터진 국민적 참사 세월호 사건 탓에 예능이 적게는 2~3주, 많게는 6주 넘게 결방했다. 이렇게 되면 프로그램 작가들은 결방한 만큼 원고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당시 한 방송작가는 “결방이 곧 생계문제로 직결되지만, 국민적 참사 속에 우리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였다. 이후 돌아온 월드컵 시즌, 이 작가는 “세월호 당시 수주간 원고료를 받지 못했는데 월드컵 시즌에도 결방이 이어졌다면 큰 일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예능 작가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오전 일찍 중계 방송을 한 탓에 이번에는 아침방송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월드컵으로 수주간 프로그램이 결방됐다는 아침방송의 한 작가는 “때로는 이중편성이 날 때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제작은 하지만 정작 방송이 되지 못해 원고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볼멘소리를 전했다.

방송작가들은 이렇듯 방송가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 높은 고료를 받는 스타작가가 아니더라도 연차가 제법 쌓이면 회당 고료도 상승하고 여러 프로그램에 투입되기도 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지만, 1~3년차 막내급 작가들은 거의 매일 낮밤 구별없이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회당 평균 30만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것에 그친다.방송작가 협회 측은 24일 텐아시아와 통화에서 “올해 세월호 당시 데미지를 크게 입은 파트가 예능이었고, 실제 작가들을 통해 어려움을 접수받은 것이 사실이다. 결방이 기약없이 이어지다보니 생계에도 지장이 생긴 것이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협회는 “작가들의 처우 문제와 관련, 합리적인 해결책을 방송사와 머리를 맞대고 강구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렇지만 예능의 경우 경력 5년 이상, 교양의 경우 메인작가 경력 1년 포함 4년 이상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방송 작가협회에 속할 수 있기에 막내급 작가들의 경우 이 사안에서도 논외대상이 되고 만다. 비단 작가 뿐만이 아니라 방송가에는 복지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스태프들이 허다하다. 이들의 처우 문제 개선 역시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방송환경의 개선을 위해 방송사와 각 관련 협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KBS 월드컵 중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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