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나정(왼쪽) 쓰레기(가운데) 그리고 칠봉, 운명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나정이의 남편은 쓰레기일까 아니면 칠봉이일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는 서사는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그것은 많은 멜로드라마에서 수없이 반복된 지극히 심플한 삼각로맨스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tvN ‘응답하라 1994′를 지켜봐온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정이(고아라)의 남편이 쓰레기(정우)일 것인가, 아니면 칠봉이(유연석)일 것인가를 놓고 열을 올렸다. 심지어 쓰성파(혹은 나레기파)와 칠봉파(사이다파)로 나뉘어 괜시리 열을 올려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단순하지만 참으로 강한 서사였다.

게임과도 같았던 나정이 남편 찾기 놀이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주면 나정이 남편의 정체가 밝혀지게 된다. 사실 17회까지만 해도 대부분이 쓰레기가 나정의 남편일 것을 확신했었다. 그러나 18회 쓰레기와 나정이 롱디(장거리 연애)를 하다 위기를 맞고 결국 예정된 결혼을 취소하고 헤어지게 되면서, 또 집념의 사나이 칠봉이 나정의 앞으로 다가오게 되면서…상황은 다시 원점이 됐다. 게다가 19회에 칠봉의 역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밀레니엄을 함께 맞은 운명의 남자, 칠봉은 나정에게 “나 네가 너무 좋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도 아직도 좋아”라고 다시 한 번 힘을 내 진심을 말했다. 나정 역시 그런 칠봉하게 절묘하고 기막힌 운명을 느끼기 시작했다.그간 책장 속 책 제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하철 노선도까지 펴보며 열을 올렸던 ‘응답하라 1994′의 골수팬들이 모여 저마다가 생각하는 나정이 남편을 이야기 했다.

‘응답하라 1994′ 속 나레기 커플이 달달한 연애를 하던 시절

나정이의 남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쓰레기’일 수밖에 없다 말하는 쓰레기파의 이야기“쓰레기는 나정의 부모님에게 교제 허락도 받고, 눈물의 프로포즈로 화제까지 모았다. 의대 동기가 쓰레기 대신 터미널로 어머니를 모시러 가겠다는 말에 정색을 하며 ‘니가 왜 가냐고’라고 했을 만큼 친구와 사랑 사이에 선도 확실하게 긋는 인물이자 순정까지 지녔다. 게다가 칠봉이가 나정이를 좋아한다는 고백에 자기의 진심을 깨닫고 나정에게 고백했을 정도로 칠봉이를 경계했다. 그런데 결혼약속까지 했던 뜨거웠던 쓰레기와 나정이가 헤어지고, 칠봉이가 진짜 남편이라면? 2013년 나정이의 집들이에는 성나정의 뜨거웠던 첫사랑과 현재 남편이 한 자리에 같이 있다는 것! 한국 드라마가 그렇게 욕을 먹는 얽히고설킨 막장 코드다. 정말 칠봉이가 남편이라면 과연 응사 제작진이 뻔한 막장 스토리로 흘러 가게 그냥 둘까? 그리고 열렬히 사랑했던 둘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칠봉이가 쓰레기를 가만히 둘까? 그냥 깔끔하게 쓰레기를 지지한다!” (칠봉이는 내꺼! 쓰레기는 나정이꺼!라고 말하는 20대女)

“나정이의 남편은 쓰레기다. 2013년 이야기에서도 나왔듯, 쓰레기는 성나정뿐만 아니라 성동일, 이일화와도 여전히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사이라고 해도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은 연출되기 힘들 것. 또한, 나정과 쓰레기가 부산 근무, 호주 파견 등 외부적인 이유로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두 사람이 직접적인 감정 문제로 다툰 적이 없다는 점은 결국 애정과 호준의 관계처럼 두 사람의 재결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어지지 말아요’ 평화주의자 20대男)

“결국 나정이는 쓰레기와 결혼할 것이다. 연봉은 칠봉이가 쓰레기의 수십배쯤 되겠지만 나정이는 순수하게 사랑을 택할 것이다.” (나정이에게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을 투영시키는 30대男)
‘응답하라 1994′ 칠봉이는 마지막 용기를 내어 나정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나정이의 남자, 쓰레기는 스쳐가는 인연 결국은 칠봉이였다 말하는 칠봉파의 이야기

“생의 대부분을 남매처럼 지내고 이후 연인이 됐던 이들이 헤어지고 난 후 집들이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만나는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응답하라 1994′가 진일보한 드라마의 한 모델이라면 ‘예스’를 외쳐주길 바라보는 마음에서 칠봉이를 남편감으로 찍어본다. 관계는 항상 변화한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고 굳이 그 시절의 사랑이 ‘결혼’으로 귀결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제작진이 깔아놓은 여러 ‘복선’은 사실 어떤 쪽으로도 해석이 가능도록 구성돼 있다. 때문에 칠봉이가 남편임을 주장하는 이유는 확신이 아니라 아직 열려있는 결말에 대한 개인적인 ‘바람’이다. (칠봉이 같은 달달한 남자를 꿈꾸는 30대女)“2002년 월드컵에 결혼식을 잡은걸 보면, 야구밖에 모르는(축구가 뭐야?) 칠봉이인듯” (감성보단 이성으로 나정이 남편을 찾았던 30대女)

“처음에는 쓰레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의 모습은 무언가 불편해 보였다. 연인보다 가족에 더 가까웠던 두 사람, 마치 사촌지간에 연애를 하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두 사람, 피붙이와도 같은 모습이 더 어울린다. 어쩌면 쓰레기를 향한 나정의 감정도 가족같은 친밀함에서 온 혼란은 아니었을까? 나정은 어려서 오빠를 잃었고, 그 자리를 채워준 쓰레기와 함께 성장했다. 그런만큼 쓰레기는 연인보다 친오빠 같은 존재로 나정이 곁에 남아줬으면 하는 소망도 사실 있다. 그리고 완전한 남이었던 칠봉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연애를 시작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나정이의 남편은 칠봉이라고 믿고 싶다.” (구구절절 말했지만 어쩌면 그냥 칠봉이의 근육질이 좋은 30대女)

“무엇보다 쓰레기보다는 칠봉이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운동선수의 박력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수줍은 미소가 그의 매력 포인트. 나정에게 고백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모성본능을 자극하고, 야구선수로서의 강인한 모습-때로는 외로워 보이는 눈빛과 자주 등장하는 상반신 탈의 신들까지-에 남성적인 매력이 숨어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쓰레기에게 야구공을 건네며 “찾아오겠다”고 선언한 만큼, 나정이를 찾아오길 응원한다!” (은근한 칠봉맘 40대女)

“칠봉이는 승부욕이 굉장히 강한 남자. 겉으로는 부드럽고, 곱상한 이미지지만, 야구공에 담긴 일화가 말해주듯 굉장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는 성품이다. 그런 칠봉이가 그토록 좋아했던 성나정과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집들이에 참석한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문제다. 심리적으로 칠봉이가 남편이 아니라면, 그 자리에 있긴 어렵다. 반대로, 쓰레기의 경우 성나정과 거의 친남매 같은 사이다. 헤어졌더라고, 완전히 인연을 끊고 살긴 어려운 관계인 셈이다. 때문에 쓰레기는 성나정의 남편이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30대男)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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