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로라 공주’가 20일 끝을 맺는다
MBC ‘오로라 공주’가 20일 150회로 종영을 맞는다.극 안팎으로 우여곡절이 참으로 많은 드라마였다.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무려 12명이나 개연성 없는 전개 속에 하차했다는 점이다. 일부 배우들은 이 과정에서 작가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하차사실을 통보받아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소동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임성한 작가에게로 향했다.임성한 작가는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등의 작품으로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작가로 방송국의 환영을 받았다. 소재의 자극성으로 논란이 항상 따라가는 하지만 초반에는 그 독특한 소재와 중독성 있는 스토리들이 나름의 장점과 특성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소재의 자극성과 비현실적인 전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행보를 보여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특히 2011년 ‘신기생뎐’ 이후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거나, 유체이탈을 하고 귀신이 등장하는 식의 허무맹랑한 에피소드가 연이어 등장해 웃음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 공주’에서는 특히 극에서 중요한 배역을 맡기로 했던 배우들을 잇달아 하차시킨 반면, ‘신기생뎐’ 때부터 출연한 배우 백옥담이 자신의 조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퇴출 서명운동, 연장반대 서명운동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도 동성애자가 108배를 통해 이성애자가 된다는 식의 무리한 에피소드는 물론, 여전히 죽음으로 배우들을 하차시키는 기이한 행보를 이어나갔다.
‘오로라 공주’에서 유체이탈로 하차하게 된 임예진
어느 각도로 바라보아도 ‘작가의 횡포’ 외에는 이해할 도리가 없는 ‘오로라 공주’가 연출한 광경에 대해서는 방송관계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이를 의식한 듯, 임성한 작가는 지난 11일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명의 글을 올리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해명이 아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그쳤다는 비난을 다시 한 번 받아야 했다.‘오로라 공주’의 후속으로 오는 23일부터 방송될 예정인 MBC 새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서 중견배우들, 견미리, 이미숙, 이휘향, 홍요섭 등은 쏟아지는 ‘오로라 공주’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 그쪽 현장이 어떤 분위기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으니 무슨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도, “‘오로라공주’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바라봤을 때, 작가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현장에서 이런저런 조언 정도는 우리는 늘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하지만 받아들여주시는 합리적인 분들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그런 요구하다가 우리도 죽는 것 아냐?”, “죽지 않고 끝까지 가길 바란다”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비난은 없었지만, ‘오로라공주’가 빚어낸 상황에 씁쓸함을 표한 것이다.
비단 배우들 뿐이었겠나. 사실 방송 관계자 대다수가 안타까워했던 ‘오로라’ 사태.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웃을 수 없었던 촌극은 정말 끝이 난 것일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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