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M 콘서트 현장

2AM의 목소리가 겨울 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2AM은 7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녹턴(NOCTURNE):야상곡’을 개최하고, 2,000여 관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2AM은 지난달 27일 발표했던 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후회할거야’로 콘서트를 열었다. 이어 새 미니앨범 수록곡이자 지난달 19일 선공개했던 ‘그냥 있어줘’까지 연달아 부르며 감미로운 시작을 장식했다. 특히 2AM의 이번 미니앨범 무대는 아무런 방송활동이 없기 때문에 콘서트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더욱 특별한 무대였다.
정진운

얼마 전 큰 사고를 겪은 진운은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함께 열창해 팬들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진운은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걱정하셨는데 보시다시피 조금 절뚝거리지만 잘 다니고 있다”며 건강하다고 전했고, 조권은 “의사도 진운이가 너무 빨리 회복해서 놀라셨다”고 덧붙였다.

건강하고 밝은 네 남자의 이번 콘서트 타이틀은 ‘녹턴:야상곡’. 밤에 생각나는 노래라는 뜻답게 2AM은 그룹의 정체성인 새벽 2시의 감성을 더욱 나누고자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2AM 멤버들이 직접 이별을 겪은 남자의 심정을 슬픈 내레이션으로 표현했고, 내레이션에 걸맞은 선곡들이 이어져 한 편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한 무대가 꾸며졌다. 2AM은 ‘전화받질 않는 너에게’를 비롯해 창민과 슬옹이 듀엣으로 부른 ‘여름, 밤’과 ‘미친 듯이’ ‘너를 읽어보다’ ‘어느 봄날’ ‘그때’ 등을 열창하며 감성 어린 무대를 만들었다.‘그때’ 무대에는 멤버들이 무대 양 끝까지 찾아가 손을 흔들며 관객들을 맞았다. 격렬한 춤으로 무대를 휘젓는 댄스 그룹과는 달랐지만, 네 명의 목소리가 화음으로 겹겹이 쌓여 무대 곳곳을 채웠다. 가만히 서서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선물이 되는 시간이었다.

2AM 콘서트 현장

2AM은 자신만의 특기를 살린 개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창민은 이날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자신의 자작곡 ‘나쁜 사람 아니야’를 최초로 공개했다. 다부진 팔 근육이 드러나는 소매 없는 티셔츠를 입고 힙합 스타일링을 한 창민은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로 변신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무대를 구성했다. 창민의 능글맞은 퍼포먼스가 돋보였다.조권과 진운은 조권의 솔로 앨범 ‘아임 다 원(I’m Da One)’에 수록된 ‘썸팅 바웃 유(Something’bout You)‘를 불렀다. 정진운이 피처링에 참여했던 노래로 이번 콘서트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무대였다. 이어서 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정진운은 자신의 개인 무대를 역시 록으로 꾸몄다. 정진운은 전설적인 가수 퀸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온(We are the Champion)’을 불렀다. 특히 ‘위 아 더 챔피온’에서는 직접 키보드를 치기도 했다.

조권은 예사롭지 않은 자신의 춤 실력을 마돈나의 ‘보그(VOGUE)’로 표출했다. 마돈나에 빙의된 듯한 몸짓과 독특한 패션 그리고 보깅댄스가 남다른 포스를 풍겼다. 슬옹은 그동안 갈고 닦은 키보드 실력과 함께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세뇨리따(Senorita)’를 불렀다. 이때 2PM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2AM 콘서트 현장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는 계속 이어졌다. 2AM은 어쿠스틱 밴드와 함께 의자에 앉아 ‘잘못했어’와 ‘위드 오아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를 조화시켜 선보였다. 특히 정진운은 ‘잘못했어’에서 유명한 자신의 파트 ‘웃는 광대’에서의 안무를 살짝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ie Jean)’과 마룬5의 ‘무브 라이크 어 재거(Move like a Jagger)’, 엑소의 ‘으르렁’을 절묘하게 이은 어쿠스틱 멜로디를 불렀다. 뉴스에서 볼 법한 아주 정직한 자막이 전광판에 흐르고, 진운의 귀여운 쇼맨십까지 곁들여져 흥겨운 시간이 만들어졌다.

‘파트 바꿔부르기’라는 흥미로운 무대도 펼쳐졌다. 2AM은 대부분의 노래를 진운 슬옹 조권 창민의 순서로 노래를 이어나간다. 슬옹은 “코가 메부리인 사람 순서로 노래를 부른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 진운은 “저도 후렴구 부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권이 ‘미친 듯이’의 후렴구를 무반주로 짧게 부르자 진운이 따라했고, 조권이 한 키를 더 높여 부르자 진운이 귀엽게 화를 냈다. 이날 2AM이 파트를 바꿔 부른 곡은 ‘죽어도 못 보내’로 조권 창민 진운 슬옹 순서로 노래를 잘 해냈지만, 어쩐지 관객과 멤버들이 웃어버릴 정도로 유쾌한 시간이었다.

보컬 그룹 2AM의 댄스를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2AM은 ‘볼수록 예뻐’ ‘아임 다 원’ ‘잘못했어’를 함께 부르며 댄스를 곁들였다. 무리한 동작을 하지 못하는 진운은 무대 뒤쪽 계단 위에서 팔 동작으로 따라했다. 불후의 댄스곡으로 남아 있는 ‘잘못했어’의 그림자춤을 재현하기도 했다.앙코르 무대로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만든 최고 히트곡 ‘죽어도 못 보내’와 데뷔곡 ‘이 노래’를 부른 2AM은 밤하늘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처럼 다채로운 모습으로 콘서트를 꾸몄다. 올해의 마지막을 감미로운 콘서트로 마치며 조권은 “콘서트를 통해 음악적으로 교감하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창민은 “4년 내내 하는 말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목이 터져라 노래하겠다”며 감동을 자아냈다.

목이 터져라 노래하는 감성 보컬 그룹 2AM의 목소리는 15일 미국 LA와 21일 대만 타이페이에서도 이어진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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