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소영이 미혼모들을 만난 소감을 말하고 있다
MBC 특집 다큐멘터리 ‘엄마의 꿈’ 2013년 12월 5일 오후 6시20분 다섯줄요약
배우 고소영은 서대문구의 한 입양기관을 방문한다. 그곳에 있는 아직 어린 생명들은 대부분 미혼모의 아기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뒤이어 찾아간 서울의 한 교회. 이곳에는 베이비 박스라는 것이 눈에 띈다. 아기를 버리고 가는 공간이다. 고소영이 찾아간 날에도 종이봉투 안에 쌍둥이 아기가 버려져있었다. 결혼 이후 아이에 대한 감정이 달려졌다는 고소영은 미혼모들을 직접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세상은 여전히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말하지만, 직접 대면해본 그들은 도리어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존재들이었다.리뷰
미혼모,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왜 하느냐라는 것이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근거다. 그러나 어째서 미혼모가 무책임한 존재들인가. 그들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자신의 실수를 책임지고자 세상과 맞선 이들이었다.
영화 ‘명왕성’의 신수원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고소영이 출연한 MBC 다큐멘터리 ‘엄마의 꿈’에 출연한 어린 미혼모들은 한 번의 실수로 가깝게는 가족들의 차가운 시선과 맞서야 했으며, 세상의 편견, 냉대와도 마주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 누구보다 씩씩하다. “남들처럼 살걸 그랬다”라며 때로는 아이를 낳은 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도 있다고 하지만,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 천사와 마주한 기분이었고 도저히 남에게 입양보낼 수 없었다고 고백하는 눈동자에는 누구보다 진한 모성애가 느껴졌다.반면, 이들이 뱉어내는 말 속에서만 그 존재가 증명되는 아이의 아버지들. 여자친구가 임신한 순간 두려움을 느껴 도망을 가버렸다고 하는, 그래서 미혼부로도 불리지 않게된 그들이야 말로 무책임의 상징이지 않나. 또 도리어 용감하게 살아가는 미혼모들을 차별하는 시선이야말로 무책임 그 자체다.
다큐멘터리는 이들의 일상을 담담한 시선으로 좇아갔다. 미혼모는 결코 동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그러면서 동정은 커녕 심지어 이들을 비난하고마는 세상의 어설픔에 일침을 가했다.
“미혼부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결국 엄마의 잘못, 여자의 잘못으로만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아기를 돌보고 있는 것은 여자다. 미혼모는 대단한 존재인만큼 기죽지도 힘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미혼모를 누나로 둔 한 남동생의 말로 마무리 된 다큐멘터리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수다포인트
-가난해서 미혼모가 아니라,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가난해진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은 미혼모를 비롯한 편견의 대상이 되고마는 사회의 모든 이들을 돌이켜보게 만듭니다. 결국 그들이 힘들게 살게 된 것의 시작은 우리의 잘못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니까요.
-”아빠가 내게 해준 것이 없어 밉다”고 말하는 10대 미혼모 문희주씨, 그런 아빠의 딸이었던 당신이 아들에게 최고의 엄마라는 사실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훗날 미혼모들의 아이들이 엄마의 사랑을 먹은만큼 착하고 착실하게 자라줬으면 합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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