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의 이선태가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춤을 추고있다
이선태, 춤을 모르는 이들조차 압도해버리고 마는 은은한 카리스마가 모든 이를 감탄케 하는 완벽한 신체를 감싸 안고 있다.무대 위에서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박자와 함께 쪼개지는 그의 근육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몸이 그릴 수 있는 최상의 행위를 보는 듯 한 기분이 든다. 완벽한 댄서를 보는 즐거움, 우리는 왜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Mnet ‘댄싱9′ 출연 이후 팬덤까지 생긴 이선태는 사실은 충남 부여에서부터 꽤 소문난 댄서였다. 하지만 그 역시도 현대무용에 대한 몰이해, 무관심이 쓰라렸다고 말한다.
“현대무용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게 뭐냐’라고 하시는 정도다. ‘현대자동차에서 하는 거야?’ 라고도 하니까(웃음). 발레나 비보이는 그래도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라도 있지만, 현대무용은 …. 그러나 사실 우리들도 정확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긴 하다. 워낙에 광범위한 춤이니까. 그래서 ‘댄싱9′이 좋았다. 타 장르와 협업하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공부가 됐으니까.”
초등학교 5학년 때 비보이로 댄스를 처음 접하고, 이후 예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게 된 그는 타 장르에도 얼마든지 열려있었다. ‘댄싱9′ 초반 만난 마스터 이용우는 현대무용을 하는 이들 중 일부는 유난히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는데, 이선태는 확실히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었다.직접 들으니 더 나긋나긋하게, 끝을 내려서 말하는 그의 어조에서도 느낄 수 있듯 그는 배려심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었다. 여성 마스터들의 목소리까지 떨리게 만든 ‘댄싱9′의 첫 등장 이후, 줄곧 다른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그는 실은 첫 등장만큼의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했다는 평을 얼마간 들어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앞서 말한 몸에 배어있는 배려심 탓일테고, 신이 만든 완벽에 가까운 신체조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스스로가 나서 도드라지려 하지 않더라도 시선이 따라가고 마는 그 길고 훌륭한 선 말이다.
“배려심이 몸에 박혀 있는 것 같다고? 그러나 그런 것은 대부분의 무용하는 사람들이 원래 그런 것이다. 춤의 기본이 즉흥인데, 즉흥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니까. 그런 것이 깔려있지 않다면 프로페셔널 할 수 없다. 또 나는 키가 크다보니 군무를 해도 늘 뒤로 가야했고, 또 여자 댄서를 들어야 하는 것도 늘 나였다. 그런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긴 하다.”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는 평을 듣게 되는 자신의 신체조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댄서 이선태가 텐아시아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내 몸은 발레 하는데 적합한 몸이다. 반면, 현대 무용은 바닥 기술도 많이 써야 하고 굉장히 어글리한 동작도 많이 해야 하는데, 가끔은 안 맞을 때도 있다. 또 키가 크다보니 (움직임이) 둔 한 것도 사실이라,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하고. 대신 강점은 길게 늘인다던가 하는 동작은 작은 친구들보다는 좋다. 또 콩쿨이나 대회에서도 좋은 몸이다. 더 잘 보이니까. 그래서 내 몸이 딱 좋다 나쁘다라고 어느 한 쪽으로만 말할 수는 없는 듯 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특히나 현대무용에서는 댄서의 캐릭터인 것 같다.”이선태는 아쉽게도 MVP를 문턱에서 놓쳤다. 마침 이 질문을 하려고 할 때, 사진을 찍던 하휘동(MVP)이 자리에 들어섰다. “MVP를 아쉽게 놓쳤잖아요?”라고 하니, 이선태가 웃음을 터뜨린다.“하하. 그렇다. 아쉽긴 하다. 하지만 만족한다. 사람들이 현대무용을 많이 알아주고 재미있어한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럽다. 사실 처음부터 출연하게 된 목적도 그것이었으니까!”
아무래도 신은 그의 몸만 완벽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보다.
글, 편집.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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