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맹 편집 중인 김성진PD

조연출의 일주일

금주의 목표 : 늘 그렇듯 MBC ‘진짜 사나이’의 방송 시간인 일요일 오후 6시 20분까지 무사히 완제를 만들어 내는 것!!!!월요일 : 쉬는 날이다. 거의 잠만 잔다. 일주일 내내 제대로 잠을 못 잤기 때문이다. 비로소 집에 들어오는 날이기도 하다. 나머지 요일의 집은 샤워하고 옷 갈아입는 공간일 뿐이다. 그러니 유일하게 쉬는 월요일은 마침내 집에 들어와 오로지 잠만 잔다.

화요일 : 업무의 시작이다. 오전 10시에 편집회의가 있다. ‘진짜 사나이’의 경우, 7명의 멤버들의 군부대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4박5일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니 시간으로 따지면 120시간이긴 한데, 같은 시간에도 멤버들 별로 하는 활동이 다르면 시간은 더 늘어난다. 이 방대한 촬영량을 한 사람이 편집할 수 없으니 6명의 조연출이 각자의 분량을 나눈다. 편집은 점심부터 시작된다. 가편시사가 수요일 밤 10시에 있어 그 주의 첫 출근일부터 집에 못가고 편집에 매달려야만 한다.

모니터를 하며 매 신마다 자막을 메모한다
수요일 : 수요일 역시 편집으로 달린다. 어제는 집에 못 들어가고 숙직실에서 새우잠을 잤다. 밤 10시에 시사를 하고 다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나면 이날 역시도 새벽에 끝난다. 잠깐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출근한다. 그러면…

목요일 : 목요일이 된다. 시사 이후 수정사항을 반영해 또 편집한다. 이날 2차 시사가 있다. 그래도 목요일에는 집에 갈 여유는 생긴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샤워도 말끔히 한다.

금요일 : 아침부터 자막을 쓴다. 하루 종일 써도 모자라는 분량이다.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자막을 쓰고 나면 금세 토요일로 넘어가 있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는 내레이션 더빙도 있다. 초반에는 상큼한 걸그룹 멤버들이 더빙을 하러 왔지만, 정작 그들의 얼굴은 우리도 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참고로, 조연출 중 장승민 PD가 ‘진짜 사나이’ 속 군 용어를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직접 더빙한다. 실제로 만나 들어본 그의 목소리…정말 성우 뺨친다. 조연출 시절에도 직접 더빙을 했다고 한다)
더빙실에 있는 장승민 PD

토요일 : 아침에서야 자막이 끝난다. 그러면 다시 집으로 간다. 씻고 나온다. 오후 3시 또 한 번의 시사가 있다. 이번에는 자막과 음악도 다 입혀진 버전이다. 시사 이후에는 국장님이나 메인 PD 선배들이 말씀하신 수정사항을 메모해 또 밤새 수정한다. 분량을 나눠 편집을 했기에 한 편으로 묶는 과정에서의 톤 통일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 부분에서 애를 먹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연출끼리의 소통도 잦아지면서 이제는 적응된 단계다.

일요일 : 오전 9시부터는 완제를 만들기 시작한다. 방송 당일이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만들면 보통 오후 3시에 마무리가 된다. 우리 방송 시간은 오후 6시15분. 다행히 일찍 마무리가 되면 송출을 하지만, 혹시나 방송 시간에 빠듯하게 완제가 나오면 차를 타고 일산에서 여의도 주조정실까지 배달하는 경우도 간혹 생긴다.

글, 편집.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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