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군의 태양’ 방송화면 캡쳐.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 1회 2013년 8월 7일 오후 10시다섯 줄 요약태공실(공효진)은 불시에 나타나는 귀신에 쫓기며 살아간다. 자신이 있는 고시텔에 나타나는 할머니 귀신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 공실은 상갓집으로 향한다. 한편 주중원(소지섭)은 골프장 매입지 가운데 있는 집을 팔라고 땅 주인을 설득하지만 죽은 아내 때문에 팔지 않겠다는 말에 코웃음을 친다. 계약을 마친 주중원은 길에 서 있는 태공실과 마주치고, 태공실이 주중원의 몸을 만지자 귀신이 사라진다.
리뷰
귀신을 보는 여자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까칠한 남자가 있다. 귀신의 넋두리에 한도 풀어주고 같이 술도 마셔주느라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수면부족의 여자는 태공실이다. 한편 죽은 아내가 곁에 있는 집을 팔 수 없다는 사람한테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결정을 뒤집지 못한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주중원은 보이는 것만을 믿는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무섭다는 그는 까칠하고 계산적인 인간이다. 이런 두 사람이 비 오는 밤 도로에서 만난다. 공실은 ‘벼락은 피해도 나는 못 피해 간다고 하더라’고 해맑게 말한다.이렇게 ‘주군의 태양’은 캐릭터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주며 첫 회를 시작한다. 태양이라 불릴 만큼 환했던 태공실이 귀신을 보면서 어떻게 삶이 변했는지 그리고 주중원을 만나 다시 태양처럼 빛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단서들을 던져 놓았다. ‘킹덤의 주군은 첫사랑의 저주에 걸려있다’고 소문이 파다한 주중원 역시 마찬가지다. ‘로맨틱 코미디 호러’라는 복합장르를 표방한 이 드라마에서 태공실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인물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음침하고 세상과 단절했지만 자의 혹은 타의로 귀신의 사연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태공실이 어떠한 방법으로 주중원과 같이 귀신의 한을 풀어줄까. 인색하고 자기중심적인 남자를 자신의 제국에서 벗어나 어떻게 변화시킬지 벌써 흥미롭다. 다만 주중원의 캐릭터가 작가의 전작에 등장한 인물들과 다른 매력이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동안 내 여자한테만은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들은 많았다.
‘주군의 태양’은 귀신이 등장하지만 단순히 공포나 충격을 주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보다 귀신이 가진 사연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태공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과 주중원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간다. 로맨틱 호러라는 생소한 장르로 ‘주군의 태양’은 시작을 알렸다. ‘공블리’는 여전히 사랑스러웠고 귀신 CG는 조잡하지 않았다. 이만하면 성공적인 출발이 아닐까.
수다 포인트
-강우가 공실을 보고 “햇볕 받으며 자는 고양이 같았어요”라고 말할 때 공실씨 “야옹~”이라니요. 그런 애교는 따로 가르쳐 주는 학원이라고 있나요? “야옹”
-태공실과 태이령의 고등학교 시절이 궁금하네요. 이 두 사람도 보통인연이 아닌듯한데..
-주중원의 아역으로 ‘엘’군인가요? 바람직하네요!
글. 김은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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