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할배’ 방송 캡처.

tvN ‘꽃보다 할배’ 3회 2013년 7월 18일 오후 8시 50분

다섯 줄 요약
파리에서의 셋 째날, 베르사이유 궁전을 구경하기로 한 H4. 이서진은 입장권을 사는 데 기계오작동(?) 등으로 고전하고, 관광객들로 그득한 궁전을 보고 나온 백일섭은 ‘마석 가구거리’와 별다를 바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서진에게 결혼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 박근형은 마침 지나가던 한국 여행객에게 이서진과의 즉석 미팅을 제안한다. 다음 날, 스위스로 넘어가기 전 프랑스 국경의 스트라스부르에서 머물기로 한 H4를 위해 이서진은 렌터카를 예약하지만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렌터카 사무실에서 H4가 있는 기차역으로 가는 데만 1시간을 소진한다. 설상가상으로 간신히 찾은 호텔에 예약해둔 방들이 너무 작아 이서진은 H4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리뷰
집 떠나면 고생이다. 이 한 마디가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오는 건 이유가 있다. 그 안에 일말의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보내고 새로운 도시 스트라스부르로 떠나는 H4 일행에게 여행은 설레고 즐거운 만큼 고된 경험이기도 하다. 특히 하늘 같은 H4를 모시는 ‘마흔 두 살 아기’ 이서진에게 여행의 고됨은 배가 되는 듯하다. 적어도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는 풍경은 그랬다. 그렇다. 여행은 고생이다. 말 그대로 ‘고된 삶, ‘고된 경험’이다. 낯선 나라, 낯선 환경을 마주했을 때 그곳의 공기가 주는 무거움을 느낀 이들은 알 것이다. 단순히 모르는 길을 찾고, 모르는 음식을 주문하며 모르는 유적지의 일면을 들여다보는 것 이상으로 여행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특정한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이 그리 가벼운 일이 아님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4는, 그리고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고생 뒤에 낙이 옴을 알기에 떠나고야 마는 것이다. 여행은 한편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여주기도 한다. 익숙한 인간관계도 익숙지 않은 시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면 다르다. 날 것의 감정, 날 것의 사람을 만나게 한다. 청춘이 가장 부럽지만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닌, 그저 나의 길을 묵묵히 갈뿐이라는 70대의 고백. 무심한 듯 거친 듯 하지만, 서로의 의견을 중재하는 동료의 모습. 나이 듦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어린 아이와 같은 면이 있다는 깨달음. 고된 일을 마다치 않으면서도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사려 깊음. 고생 가운데 삶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고생 자체가 삶의 본질임을 발견하게 해주는 쉼표. ‘꽃보다 할배’와 함께 그 쉼표의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매고 싶다.

수다포인트
-구야 옵하의 ‘서진 바라기’, 너무 애틋하네요. (숨겨왔던 나의~)
-순재 옵하의 한없는 김명민 칭찬, “우리 김명민이 같은 경우엔 말야.”
-‘늙은이가 너무 늙은이인 행세’한다고 ‘한국인의 밥상’에 나오는 최불암의 모습을 깨알디스하는 H4!

글. 톨리 (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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