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최우식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의 트로피를 차지하며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또한 ‘기생충’은 해외 영화제에서 19개, 해외 시상식에서 155개, 총 17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아시아 영화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외신을 포함해 250여 개 매체의 500여 명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봉 감독은 “제작발표회를 한 지가 1년이 다 돼 간다. 그만큼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고, 봉준호 감독과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6개월 정도 함께 했다.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 기쁘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앞서 영화 ‘괴물’ ‘설국열차’ 등에서도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빈부격차를 다뤘다. 그는 “‘괴물’에서는 괴물이 한강변 뛰어다녔고 ‘설국열차’는 미래 이야기다. SF적 요소들이 많은데 이번 영화는 그런 요소가 없다”면서 “동시대의 이야기고 주위 이웃에게서 볼 법한 일들이다. 그걸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 나게 표현했다”며 비슷한 소재로 폭발적인 흥행을 이끈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현실에 기반한 영화기 때문에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잔혹한 악당이 있거나 이야기가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10명의 캐릭터가 각자의 욕망과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며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플롯을 따라갈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봉 감독은 “지난해 5월 칸부터 이번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을 겪었다. 여기 있는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모든 스태프가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낸 장면, 그리고 그 장면 하나하나에 들어가 있는 나의 고민이 영화에 녹아있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영화가 기억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TV텐] “동시대 이야기가 만든 폭발력”···돌아온 영광의 주역들 '기생충'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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