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클라쓰' 제작발표회
백종원 "다른 거 봐도 돼"
성시경 "한식 제대로 알릴 것"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X성시경/ 사진=KBS2 제공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X성시경/ 사진=KBS2 제공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표 예능이 돌아왔다. '연예계 요리 고수' 가수 성시경과 함께다. 두 사람은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제대로 된 맛을 알린다. KBS2 '백종원 클라쓰'를 통해서다.

28일 오후 '백종원 클라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심하원 CP, 기아영 PD와 MC 백종원, 성시경이 참석했다.

'백종원 클라쓰'는 외국인들에게 진짜 한식이 무엇인지 매력을 제대로 가르치는 과정을 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심하원 CP는 "KBS에서 전사적으로 전직원에게 '백종원 클라쓰' 제작발표회의 안내 공지를 보내더라. 부담스럽고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백종원 대표와 2년여 전부터 KBS와 좋은 프로그램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꾸준히 섭외를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초 김치 논란이 있을 때 백 대표가 한식을 어떻게 알릴지 강한 의지가 있었고, KBS도 공익적인 콘텐츠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어서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됐다"고 말했다.

기아영 PD는 "백 대표가 처음에 한 말이 '한류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그 종착역은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했다"며 "한식을 쉽고 재밌게 배우다 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출연 계기를 묻자 "KBS가 협박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KBS가 공영방송인데 한식을 글로벌 알릴 수 있게 하는 도움을 주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며 "그때 기획했던 것은 지금과 다르다. 한식이 널리 알려지려면 많은 한국 사람이 해외에 나가서 식재료를 갖고 음식점을 해야 된다. 근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매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그 나라 사람이 그 나라에서 구하기 쉬운 식재료를 갖고 한식을 레시피에서 벗어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작진과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뜻밖의 상황으로 기획이 변경된 것. 백종원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겹쳤다. 급한대로 스튜디오에서 외국인들을 모시고 눈높이에 맞춰 한식을 알려주는 급조한 프로그램이 됐다"며 "좋은 의미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성시경은 "종합하자면 외국에서 현지 식재료로 한식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여건이 되질 않아서 국내에서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며 "앞으로 혹여나 다시 외국에 나갈 수 있다면 그런 쪽으로 지향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어 출연 계기에 대해 "모든 프로그램을 할 때 내가 잘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지, 내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데 세 가지가 맞았다"며 "KBS에 오랜만에 돌아오게 돼 좋다"고 했다.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 사진=KBS2 제공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 사진=KBS2 제공
백종원은 김성주, 양세형, 성시경과의 호흡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이어 "김성주 일반인과 진행할 때 최적화 돼있다. 단점은 너무 트로트 프로그램을 많이 한다"며 "내가 하는 프로그램과 겹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세형에 대해서는 "센스도 좋고 요리 수제자다. 그런데 음식 프로그램을 할 때 너무 진지하다. 개그맨인지 요리사인지 헷갈린다"며 "'집밥 백선생'에서 처음 만났는데 하나도 안 웃겼다. 음식만 하면 진지해져서 문제다. '맛남의 광장'에서는 많이 내려놓고 웃기기도 하는데 처음엔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시경은 완벽하다. 이렇게 영어 잘 하는지 몰랐다. 잘한 척을 잘 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진짜 완벽하다. 특히 외국분들이 스튜디오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잘 돕는다. (성시경은) 영어도 되면서 요리도 되는 사람이다.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 목소리만 따뜻한 게 아니더라"고 회상했다.

이에 성시경은 백종원에 대해 "잘 되는 가게는 이유가 있다. 전체 흐름을 읽는 재주가 있다. 가볍고 재밌게 하면서도 흐름이 잃지 않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놓치지 않는다"며 "다만 조금 말이 길다. 중간에 끊지 않으면 녹화가 길어진다. 얼마 전에 김성주를 만났는데 아무말 없이 얼싸안고 등을 두들겨 줬다.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고 했다.

성시경은 또 "밸런스가 중요하다. 요리만 열심히 배우면 재미 없고, 토크만 하면 의미가 없다. 그걸 조절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백종원은 요리를 리드해나가고 나는 중간에 체크하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좋은 정보도 얻고 재미도 얻을 수 있게 신경쓰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프로그램 이름에 내 이름이 없어서 큰 다툼이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백종원은 "한달에 한번씩 바꾸자"고 달랬다.

심 CP는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을 묻자 "백종원과 백종원의 대결이라고 할 정도로 매일 저녁 안방극장에 나온다"며 "제작진의 입장에선 고민이 많았다. 그건 백종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꼭 모든 프로그램에서 차별화해야하나 생각도 든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좋은 브랜드를 더 많이 접하고 경쟁력이 있다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 안에서 백종원은 '백사부'고, 성시경은 '성선배'다. 두 사람의 신선한 조합이 큰 경쟁력이다. 외국인 친구와 어떻게 조화롭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지가 관전포인트"라며 "6명의 외국인 출연자도 한식에 대한 히스토리를 갖고 있다. 성장 과정을 잘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기 PD는 "현재 스튜디오 형식인데 현장으로도 많이 나가게 됐다"며 "아무래도 야외에서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럽고 재밌는 모습이 많다. 그런 것들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요리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백종원은 "먹는 걸 좋아해야 한다. 같은 음식을 해도 배고플 때와 배 부를 때 완성도가 다르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배우는 것도 빠르고 복습도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원 클라쓰' 성시경/ 사진=KBS2 제공
'백종원 클라쓰' 성시경/ 사진=KBS2 제공
성시경은 "내가 유튜브를 통해 주장하는 건 '계량하지 말자'다. 그래야 실력이 향상된다"며 "실패를 해야 백주부처럼 될 수 있다. 나만의 레시피를 만드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은 "이건 음식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요리 배우려고 볼 거면 다른 걸 봐도 된다. '외국인들이 한식에 대해 이런 걸 궁금해 하는구나'하며 보면 재밌다. 글로벌하게 가야 된다"며 "외국 사람들이 한식에 대한 눈높이가 다르다. 비빔밥보다 잡채 레시피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시경은 "기대할 만한 레시피도 있다"고 귀띔했다.

성시경은 백종원과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커리어가 성공하면 성공하는 사람끼리 만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성공한 분과 뭔가를 할 수 있으니 '나도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좋은 에너지를 준다"며 "아이디어를 계속 주고 생각을 계속 한다. 또 베푸는 걸 좋아한다. 요즘 막걸리를 만드는데 내가 공짜로 먹을 수 있어서 제일 좋다"고 말했다.

심 CP는 백종원에 대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 대표가 시간을 많이 내줬다. 내가 사랑하는 스케줄이 매주 수요일 요리를 시연하는 일정이다. 구성 회의 겸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데 녹화도 아닌데 정말 맛있다. 그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백종원 클라쓰'를 요리로 표현해달란 요청에 백종원은 "된장찌개"라고 말했다. 그는 "된장찌개는 끓이고 식히고 끓이고 식힐 수록 맛있어진다. 우리 프로그램은 처음엔 요리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겠지만 나중에는 외국에 한식을 한식을 전파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거다. 볼수록 깊어지는 된장찌개 같다"고 했다.

성시경은 "부대찌개 같다. 외국 재료가 들어와서 외국맛이 날것 같았지만 우리 양념을 만나 한식이 되는 것처럼 외국분들과 함께 한식을 만들고 있다"며 "살이 찌는 만큼 배부른 시청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의 노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에 빗대며 "백종원과 누가 있냐가 차별화다. 내 역할이 그거다. 나와의 케미, 티키타카, 하모니, 다툼이 재밌을 거다. 아무도 백종원에게 표준어 쓰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자신했다.

백종원은 "성시경과 함께하는 건 운명이다. 보통은 제작진이 섭외를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나 타 방송에서 미팅을 하다가 처음 만났다. 기획까지 했는데 그 방송은 사정에 의해서 못하게 돼서 이쪽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시경도 "너무 잘 맞았다. 경제적 상태만 다르고 거의 다 비슷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왼쪽부터), 심하원cp, 기아영 PD, 성시경/ 사진=KBS2 제공
'백종원 클라쓰' 백종원(왼쪽부터), 심하원cp, 기아영 PD, 성시경/ 사진=KBS2 제공
끝으로 기아영 PD는 "이탈리에 스타 셰프가 있는데 2회까지만 출연하고 이탈리아로 떠났다. 백종원 대표에게 특별한 미션을 받고 현지에서 한식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시면서 해외도 못 가는데 현지 사람들이 한식을 어떻게 사랑받는지 볼 수 있을 거다"라며 "백 대표가 '제대로 못하면 한국에 못 돌아온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심하원 CP는 "한식 수업은 시작일 뿐이고 나중에는 실전에 투입된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외국에서 한식당을 차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점점 발전해가는 모습을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전국에 비 소식이 있어 시청률이 조금 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시경은 "하는 입장에선 재밌다. 한식을 제대로 된 소개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외국 분들과 함께한다는 게 재밌는 포인트다. 보면 먹고 싶고 행복해질거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원은 "상상 이상 준비된 게 많다"며 "외국인의 눈을 통해 한식의 장점을 찾고, 외국에서 한식 용어가 풀어서 설명돼 있는데 '잡채'면 '잡채', '비빔밥'이면 '비빔밥'처럼 고유명사가 전세계인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종원 클라쓰'는 28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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