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래', 부동산 정보 제공
'개미는 오늘도 뚠뚠' 주식 다뤄
"신선"vs"불로소득 조장" 의견 분분
'돈벌래'(왼쪽)와 '개미는 오늘도 뚠뚠'/ 사진=MBC, 카카오TV 제공
'돈벌래'(왼쪽)와 '개미는 오늘도 뚠뚠'/ 사진=MBC, 카카오TV 제공
"커피 마실 돈으로 주식 사라", "자녀들 학원 보낼 돈으로 주식을 사줘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몇 달간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출연한 방송 가운데는 다양한 연령층이 시청하는 주말 황금 시간대 전파를 탄 프로그램도 있었다. 여기서 존 리 대표는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공개하며 강한 어조로 주식 투자를 독려했다. 지상파 예능에서 대놓고 '돈 얘기'를 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겼는데, 곧바로 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더욱 과감하고 직접적으로 '돈 얘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MBC는 지난 11일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교양 있는 부동산 예능 - 돈벌래(이하 '돈벌래')'를 선보였다.

국민 자산 76%에 달하는 부동산에 관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내자는 기획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화제의 지역들을 찾아가 각종 호재와 악재, 입지 등을 분석했다.

이날 방송에서 MC 김구라와 이유리는 서울시 용산구를 방문해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발표, 사전청약 등 각종 정보를 얻고, 지역구의 국회의원이자 지역 유지인 권영세 국회의원를 만나 유용한 정보를 전했다.

이날 전국 가구 시청률은 4.7%를 기록했고, 당초 2부작으로 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지상파 방송국에서 부동산에 관한 정보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1일에는 카카오TV가 디지털 예능 콘텐츠 '개미는 오늘도 뚠뚠'을 통해 연예인들의 주식 투자 이야기를 공개했다. 과거 주식 투자로 큰 실패를 겪은 것으로 잘 알려진 방송인 노홍철과 래퍼 딘딘, 김가영 기상캐스터가 자신들의 출연료로 직접 실전 투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올바른 주식 투자를 도왔다. 초보 개미부터 13년차 투자자까지 기초적인 투자 방법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었다.

이처럼 대놓고 '돈 얘기 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은 최근 20~30대가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 빠르게 나타났다. 젊은 세대에게 어렵고 낯선 주제에 대해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호평이 따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이 불로소득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방송가에 불고 있는 새 바람이 더 큰 변화를 만들지, 스쳐 지나가는 돌풍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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