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부터 씨야까지…추억 소환 신드롬에 빠진 방송계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탑골 공원' 열풍이 방송계를 강타했다. 추억의 스타들을 출연시켜 시청률과 화제성은 물론, 차트 역주행까지 성공시키고 있다.

시작을 알린 건 양준일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 출연한 후 신드롬 급 화제를 불러 모았다. 1990년대 활동 당시 뛰어난 패션 감각과 독창적인 퍼포먼스, 가슴 아픈 사연이 재조명되며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

JTBC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양준일을 위해 '특집 슈가맨, 양준일 91.19'을 방영했다. 양준일의 입국부터 생애 첫 팬미팅 현장까지 집중 조명했다.

이후 여러 방송국의 러브콜을 받은 양준일을 차지한 건 MBC다. 지난달 24일 양준일이 출연한 MBC '배철수 잼'은 2월 4주차 월요일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두번째 이야기가 담긴 지난 2일 방송분도 5.3%의 시청률을 올리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양준일은 4일 MBC '라디오스타' 출연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1일 '슈가맨3'에 출연한 그룹 씨야는 약 10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사랑의 인사' 등 방송에서 선보인 히트곡들은 주요 음원 차트에 진입해 1주 이상 머무르고 있다.

4일 오후 음원사이트 지니에 따르면 '사랑의 인사'가 25위, '미친 사랑의 노래'가 54위, '여인의 향기'는 91위에 올랐다. 멜론에서는 '사랑의 인사'와 '미친 사랑의 노래'가 상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멤버 이보람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차트인 4곡이라니 감사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가수 이수영도 지난달 28일 '슈가맨3' 출연 이후, 지난 3일 약 11년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9집 앨범 발매 후 결혼과 육아생활로 공백기를 가진 이수영은 이날 방송에서 "이제 10집을 내보려 한다"며 컴백을 예고하기도 했다.

'추억 소환' 콘텐츠의 성공이 이어지자 방송국들도 앞다퉈 '추억 소환' 콘텐츠를 꺼내들었다.

음악 전문 채널 Mnet(엠넷)은 지난달 28일 첫 방송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통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활약했던 '아재 래퍼'들을 소환했다.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등 힙합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엠넷이 이번에는 주석, 허니패밀리, 배치기 등 왕년의 래퍼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엠넷은 이달 말 1990~2000년대 발표된 노래와 이에 관한 문제를 맞히는 신규 음악 퀴즈쇼 '퀴즈와 음악 사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KBS는 유튜브 서비스를 통해 추억의 드라마를 재방영한다. '첫사랑'부터 '토지' '젊은이의 양지' '태조왕건' 등 과거 명작 드라마를 통해 온라인 탑골 공원의 인기에 새로운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어떤 왕년의 스타와 추억 소환 콘텐츠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