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정환(왼쪽부터), 최윤소, 양희경, 정유민, 심지호가 24일 오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가족애(愛)’를 주제로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드라마가 온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여러 사건과 사고를 통해 인연을 만들면서 진정한 가족이 되는 스토리를 통해 베풂, 은혜 등 소중한 가치를 되새길 예정이다. 출연 배우들과 감독은 분노 유발 없이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향기 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 다.
‘꽃길만 걸어요’ 제작발표회는 24일 오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양희경, 최윤소, 설정환, 심지호, 정유민과 박기현 PD가 참석했다. ‘꽃길만 걸어요’는 진흙탕 같은 시댁살이를 굳세게 견뎌 온 열혈 주부와 가시밭길 인생을 꿋꿋이 헤쳐 온 남자가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드라마다.
이날 박 PD는 “우리 드라마는 야구에 빗대서 설명하고 싶다. 9회말 2아웃, 지고 있는 팀이 역전을 하는 드라마”라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주인공 여원(최윤소 분)이 남편도 잃고 경력도 단절된 채 살지만,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운명을 개척해가면서 꿈도 이루고 사랑도 만나는 이야기다. 성장 드라마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로맨스도 있다. 희망을 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설정환(왼쪽), 최윤소가 24일 오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최윤소는 극중 사고뭉치 시댁식구들의 비위를 맞추고 육아, 살림, 재테크까지 해내는 열혈 전업주부 강여원 역을 맡았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사고로 인생 제 2막을 맞이하게 되는 인물이다. 최윤소는 그동안 밝고 굴곡 없는 인물을 연기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우여곡절 많은 인물을 연기한다. 최윤소는 “감독님이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발견해주고 끌어주셔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고 밝혔다.
극 중 강여원은 죽은 남편의 심장을 이식받은 봉천동(설정환 분)과 사랑에 빠진다. 최윤소는 “사전 미팅 때 감독님이 사랑하는 남자가 죽고 새로운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가 죽은 남자의 심장을 갖고 있으면 어떨 것 같느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이상하고 속상하고 화가 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대답했다”면서 “여원과 천동의 로맨스까지 대본이 나오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나오면 상황에 맞게 잘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설정환은 ‘꽃길만 걸어요’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는 고아에서 국선 변호가 된 긍정적인 성격의 봉천동으로 열연한다. 설정환은 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자 “두렵기도 하고 부담도 많이 됐다. 촬영을 하는데 행복하더라. 선배님들이 중심을 잡아주셔서 편안해졌다”고 답했다.
최윤소와 설정환은 서로를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최윤소는 “설정환 씨를 처음 봤을 때 봉천동 이미지에 딱 맞다는 생각을 했다. (봉)천동이가 앉아있더라”면서 “처음 연기를 했을 때도 첫 촬영이라는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친근했다”고 말했다. 설정환 역시 “윤소 누나와의 촬영은 그냥 재밌다. 준비를 정말 많이 했는데 많이 할 필요가 없더라. 누나가 연기를 하게끔 해줬다”며 “윤소 누나가 배우 선배고, 경험이 많아서 그런가 안정적이었다. 누나 덕에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배우 설정환(왼쪽부터), 최윤소, 박기현 PD, 양희은, 정유민, 심지호가 24일 오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양희경은 며느리 강여원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시어머니 왕꼰닙을 연기한다. 친아들은 세상을 떠나고 의붓자식 3명만 남았지만, 며느리와 손녀를 위해 힘을 내는 인물이다. 양희경은 “잊혀가는 대가족의 이야기인데 중심에 있는 엄마의 캐릭터라 하고 싶었다. 꼰닙은 평소의 나와 비슷하다.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한 엄마고, 가족들이 밥상에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 걸 중요시하는 엄마다. 그런 모습들이 나와 닮았다”고 말했다. 이어 “난리법석을 떨어도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도 나와 같았다. 그래서 출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심지호는 고아 출신이지만 명석한 두뇌로 하나음료의 경영기획본부장 자리까지 오르는 김지훈을 맡았다. 그는 “김지훈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하나음료의 개’다.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건들이 있을 때 다양하게 변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포인트를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유민은 하나음료의 유일한 상속녀로 비단길만 걸어온 황수지를 연기한다. 정유민은 “수지는 안하무인에 갑(甲)질녀다. 나와 상황이 다른 인물이라 고민을 하면서 연기 했다. 선과 악의 기준이 있다면 내가 악이 아닐까 한다. 그 역을 잘 해내고 싶고, 균형을 잘 이루고 싶다”며 “미움을 받으려면 확실히 받으려는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PD는 “요즘 드라마들은 막장 요소가 많은데 ‘꽃길만 걸어요’는 그렇지 않다. 순수한 이야기의 힘과 캐릭터의 힘으로 가는 드라마”라며 “건강한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이 다른 드라마와 다른 매력으로 작용하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는 제작발표회마다 ‘막장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면 막장 논란을 안겼다. 이를 지적하자 박 PD는 “드라마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클리셰로 작용되는 요소들이 ‘꽃길만 걸어요’에는 없다.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으로 가려고 작가와 연출진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