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아이템’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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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아이템’에서 각자 소중한 이를 잃은 뒤 함께 일상을 보내던 신린아와 진세연이 주지훈과 재회하며 막을 내렸다.

2일 방송된 ‘아이템’ 31~32회(마지막 회)에서는 강곤(주지훈) 신소영(진세연)과 아이템 추적자들이 조세황(김강우)의 열차 참사를 막은 이후의 모습이 펼쳐졌다.

앞서 열차 참사를 막은 후 드림월드로 이동했던 강곤은 그곳에서 다인(신린아)과 재회했다. 강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현실로 돌아간 것은 다인뿐이었다. 멜로디언을 품에 안고 혼자 놀이동산에 떨어진 다인은 보호자를 묻자 신소영의 번호를 말했다.

한유나(김유리)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 조세황을 벌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가 정진역 열차 사고 주동자인 동시에 과거 드림월드 화재 사건의 진범이라고 밝혔다. 조세황은 법정에서 자신의 죄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지만, 청중에게 자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했음을 강조했다. 그가 아동학대 등을 이유로 감형될 것이라는 여론이 퍼졌다.
MBC ‘아이템’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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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범이었던 방학재(김민규)는 자수를 하고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하승목(황동주)은 방학재를 면회하며 돈독한 사이를 보여줬고, 이후 그는 3.1절 특사로 풀려났다.

드림월드 화재 참사 유가족이자 일련의 사건으로 아빠 신구철(이대연)과 경찰 동료들을 잃게 된 신소영. 그는 하나 뿐인 삼촌 강곤을 잃은 신린아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소영은 경찰은 그만둔 상태였다. 그가 있는 들풀천사원을 찾아간 하승목이 소영을 향해 “신 경위님”이라고 부르자 소영은 “이제 경찰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의 말에 하승목은 “신소영 원장님”이라고 고쳐 불렀다. 이후 하승목은 “신부님의 부탁”이라면서 소영에게 구동영(박원상) 신부의 USB 메모리를 건넸다.

USB 메모리에 저장된 영상에는 구동영의 마지막 부탁이 담겨있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소영에게 “처음 반지의 능력을 알게 됐을 때 요한이(오승훈)가 반지의 능력으로 복수를 해주길 바랐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요한이는 복수를 바랐던 게 아니었다”며 “소영이 네가 엄마에게 사랑한단 말을 더 해주지 못한 걸 후회했던 것처럼 요한이도 그걸 원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한이가 부치지 못한 편지를 네가 꼭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영상은 구 신부가 반지의 힘으로 서요한으로 변해 그의 연인에게 대신 영상 편지를 남기는 모습이었다. 신소영은 그것을 요한의 연인에게 보여줬고, 그는 눈물을 흘렸다.
MBC ‘아이템’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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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세황은 여유롭게 수감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등장했다. 그는 초록빛을 내뿜는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의문의 인물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고 철창을 가볍게 넘나들었다. 경찰로 위장해 조세황을 찾아간 그는 껌을 씹으며 “나랑 좀 놀아줘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후 천장에 매달린 채 죽어있는 시체가 발견됐다. 시체의 옷에는 조세황의 수감번호가 적혀있었다.

신소영과 다인은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강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인은 소영과 대화하는 중간중간 삼촌을 떠올렸다. 다인의 멜로디언을 통해 강곤이 다른 차원에서 살아있음이 암시되기도 했다.

방송 말미 소영과 다인은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후 꽃을 든 강곤이 두 사람의 뒤로 등장했다. “언젠가 다신 만날 거에요”라는 노래 가사가 끝난 후 강곤이 두 사람 옆에 앉았다. 강곤은 “다인이 잘 있었어?”라고 물었다. 이어 소영에게는 “좀 늦었죠?”라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소영은 “기다리고 있었다”고 답했다. “삼촌도 같이 노래 부르자”는 다인의 말과 함께 세 사람이 노래를 하는 모습으로 막이 내렸다.
MBC ‘아이템’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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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 방송을 시작한 ‘아이템’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물건들로 음모와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검사와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추적 판타지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공들인 CG와 주지훈, 김강우 등 배우들의 열연에도 시청률은 4% 안팎을 기록했다. 원작의 소재가 주는 울림과 재미를 60분가량의 지상파 드라마로 옮기고 전달하는 과정이 아쉬웠다. 성별을 떠나 캐릭터들도 전형성에 갇힌 느낌을 줬다. 전형성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흥미롭게 배치하는 편집과 극본에서 오는 아쉬움이었다.

특히 주지훈의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아이템’은 무력한 주인공과 답답한 전개로 ‘고구마’ 같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극 초반 능청스럽게 조카 다인을 챙겨주던 강곤은 다인이 드림월드의 세계로 이동하자 극도로 무력해졌다. 악역인 김강우에게 압도될 수밖에 없는 설정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졌다.

무력해진 주인공을 대신해 활약한 건 다른 주인공과 조연들의 호흡이었다. 프로파일러 신소영을 연기한 진세연은 위기의 순간, 감정에 경도되기 보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며 흔들리는 극의 방향을 잡았다. 김민규, 황동주, 이대연 등 아이템 추적자들의 연대와 함께 오승훈, 김도현, 이정현 등 조연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잘못된 선택을 한 후 다시 올바른 길에 서고자 했던 한유나 검사 역을 맡은 김유리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정된 발음과 차분한 톤으로도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매 회 눈길을 끌었다. 조용히 극을 이끈 아역 신린아도 발군의 연기를 보여줬다. 김강우는 전형성에 갇혀있는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매 회 소름돋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끊임없이 분투하는 주지훈의 열연도 빛났다.

무엇보다 참사 피해자들의 마음이 물건에 담겨, 그들이 남긴 물건이 다음 참사를 막기 위해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이 마음을 울렸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낸 사람들의 선한 마음은 고루하게 보일지언정 ‘아이템’만의 지향점을 보여줬다. ’고구마’ 드라마인 ‘아이템’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모든 드라마가 ‘사이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MBC가 100억을 투자하며 준비한 ‘아이템’은 배우들의 열연을 비롯, 여러 모로 원작의 중요한 가치를 전달했지만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한계를 반복해 그 아쉬움을 더했다.

‘아이템’의 후속으로 오는 8일부터 김동욱, 류덕환, 박세영, 김경남이 출연하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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