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최진혁, 이유영, 윤현민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최진혁, 이유영, 윤현민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최진혁·윤현민·이유영, ‘터널’을 만난 세 배우가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았다.

21일 OCN ‘터널’(극본 이은미, 연출 신용휘)이 종영했다. ‘터널’에서 돋보였던 건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였다. 극 중 30년을 뛰어넘은 최진혁과 연쇄 살인마에게 어머니를 잃은 윤현민, 차가워 보이는 모습 속 상처를 지니고 있던 이유영까지. 주인공들은 ‘터널’을 통해 한층 성숙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을 뽐냈다.

최진혁은 ‘터널’을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형사 박광호 역을 통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박광호는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100번 속아도 또 가는 게 형사”라며 현장을 발로 뛰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연쇄 살인범을 쫓다가 터널에서 30년 세월을 뛰어넘었다. 사랑하는 아내 신연숙(이시아)을 과거에 두고 왔고, 현재에서는 다 큰 딸인 신재이(이유영)를 만났다.

최진혁은 범인을 집요하게 쫓는 형사로서의 모습은 물론 김선재(윤현민)와의 ‘남남 케미’, 신재이가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남다른 부성애를 보여주는 등 캐릭터의 다양한 결을 보여주며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윤현민은 엘리트 강력계 형사 김선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30년 전 목진우(김민상)에게 어머니가 살해당한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는 인물. 30년 전 모친 살해사건을 위해 범인으로 추정되던 정호영(허성태)를 집요하게 쫓았지만 알고 보니 자신이 의지했던 국과수 부검의인 목진우가 연쇄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터널’ 포스터
‘터널’ 포스터
윤현민은 섬세한 연기로 김선재의 아픔은 물론 신재이를 향한 알 수 없는 끌림을 표현했다. 딸인 신재이를 보호하려는 박광호와 그런 박광호에게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윤현민의 모습은 색다른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브로맨스와 멜로의 균형을 맞추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이유영은 데뷔 후 첫 드라마 도전이었다. 지난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한 그는 충무로의 신성으로 활약했다. ‘터널’에서 그가 연기한 신재이는 다소 도전적인 캐릭터였다. 어둡고 차갑고 서늘한 신재이는 여성연쇄살인범을 연구하는 교수다. 그런 그가 박광호와 윤현민과 얽히며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함께 빗장이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갔다.

극 초반 무표정한 신재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도 밝아지고 자신의 속내도 들어낼 줄 알게 됐다. 이유영은 극 초반과 후반의 성장이 명확한 신재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 외에도 박광호의 후배 형사로 최진혁과 독특한 브로맨스를 그려냈던 조희봉과 형사 역의 김병철·강기영, 남편이 사라졌지만 그를 끝까지 기다리며 순애보를 드러낸 신연숙 역의 이시아, 미스터리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88년생 박광호를 연기한 차학연, 진범과 모방범으로 오싹한 연기를 펼친 김민상과 허성태 등 ‘터널’은 구멍 없는 연기력의 배우들의 호연으로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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