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로맨틱 코미디, ‘로코의 화신’이 있다면 이 사람이 적격이지 않을까? 배우 공효진의 매력이 또 다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공효진은 24일 첫 방송된 SBS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아나운서를 꿈꾸는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 역으로 출연했다. 기상캐스터인 그는 방송 도중 방송국 PD로부터 몸매를 더욱 부각시키라는 주문을 받고 엉덩이를 빼고 가슴을 내밀며 날씨를 소개했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뉴스가 끝난 후에도 표나리는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표나리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아나운서 홍혜원(서지혜)의 뉴스 마무리 멘트를 따라하는가 하면 짝사랑 대싱인 이화신(조정석)과 뉴스 데스크에 앉아 뉴스를 진행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는 방송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고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의상, 분장팀으로 방콕 해외 출장에 따라기도 했다. 선불로 받는 대신 반값이 조건이었다. 표나리는 아나운서 시험을 봤지만 떨어졌고 방송사의 제안으로 기상캐스터가 됐다. 열악한 환경과 적은 보수로 힘겹지만 아나운서라는 꿈을 위해 방송사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다른 기상캐스터들의 멸시도 이어졌다. 궂은일을 자처하는 표나리가 못마땅했던 것. 동료들은 “돈 부족한 거 아는데. 다른 부서 허드렛일이나 하면서 푼돈을 버냐”, “아나운서처럼 굴어. 우리는 날씨 전하는 아나운서다”고 나무랐다. 하지만 표나리는 “아나운서 아니잖아. 우리가 아나운서 같이 굴면 누가 아나운서 대접은 해준데”라고 말했다. 이에 동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공효진은 고달픈 표나리의 삶을 공감가게 그려냈다. 우리가 몰랐던 기상캐스터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비정규직의 어두운 현실이 느껴지며 씁쓸함을 자아냈다.

그런 표나리는 남심(男心)을 자극하는 매력 역시 갖췄다. 비행기에서 자신을 배려해준 고정원(고경표)을 향해 진심으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설레게 했다. 짝사랑 대상인 이화신의 가슴을 계속해서 만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알고 보니 이화신 가슴의 감촉이 유방암에 걸렸던 자신의 엄마 것과 비슷해서 계속 주물럭거린 것. 이렇듯 공효진은 4차원의 면모까지 갖춘 표나리를 유쾌하게 때론 짠하게 연기하며 명불허전 ‘공블리’로서의 매력을 뽐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