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순 히든싱어4 ① 히든싱어 돌아온 하이브리드 예능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2013년 시작된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는 모창 가수와 진짜 가수의 대결이라는 콘셉트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직 목소리로만 진짜 가수를 찾아내는 ‘히든싱어’의 규칙은 2000년대 이후 ‘보는 음악’에 익숙했던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렇게 ‘히든싱어’는 숨은 가수 찾기라는 게임을 통해 노랫말과 가수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듣는 음악’의 가치를 강조했다. ‘히든싱어’가 없었다면 ‘무대’가 아닌 ‘가수’에 집중하는 음악 예능인 MBC ‘복면가왕’, 케이블채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이 탄생하기 힘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년 만에 JT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히든싱어’. 그런 ‘히든싱어’가 오는 10월 3일 시즌4로 다시 시청자들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히든싱어’는 이상한 프로그램이다. ‘히든싱어’의 기본 뼈대는 음악 퀴즈쇼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오디션, 음악쇼, 토크쇼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들어가 있다. 도대체 ‘히든싱어’는 어떤 프로그램일까. 텐아시아가 지금까지 ‘히든싱어’가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예능 ‘히든싱어’를 뜯어봤다.

# 퀴즈쇼 : 진짜 가수 찾기가 시작된다!
‘히든싱어’의 기본 틀은 모창 가수 사이에 숨어 있는 진짜 가수를 찾는 음악퀴즈다. 그런데 ‘히든싱어’는 일반적인 퀴즈와 다른 점이 있다. 정답을 맞히면 맞히는 대로 즐겁고, 틀리면 틀리는 대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만일 ‘히든싱어’에서 원조 가수가 아닌 모창 능력자를 선택하더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다. 모창 능력자들의 놀라운 모창 실력에 감탄하고 그들의 노래를 감상하면 그만이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히든싱어’의 퀴즈는 재미있기 때문에 ‘히든싱어’는 원조 가수와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모창 능력자들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히든싱어’ 제작진은 직접 온라인으로 신청한 사람들의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직접 동영상 사이트를 검색해 모창을 잘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또한, 직접 발품을 팔아 모창 능력자들을 발굴하는 등의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짜 이문세’ 안웅기,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성수동 이재훈’ 임재용 등 가수들도 놀라게 만드는 모창능력자들을 ‘히든싱어’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다.

# 오디션 :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21세기는 아이돌 음악을 중심으로 ‘보는 음악’이 대세다. 하지만 ‘히든싱어’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가림으로써 오직 노래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히든싱어’가 ‘듣는 음악’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은 편견 없이 가수들의 노래를 듣게 됐고, 원조 가수만큼이나 노래를 잘 부르는 모창 능력자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원조 가수를 꺾은 최초의 모창 능력자 ‘팝페라 신승훈’ 장진호, 조성모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던 ‘논산가는 조성모’ 임성현, ‘작곡가 윤민수’ 김성욱, ‘농부 김범수’ 전철민이 모여 ‘더 히든’으로 데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불렀던 노래가 주목을 받는 것처럼 ‘히든싱어’를 통해 원조 가수들의 노fork 재조명됐다. 지난 시즌3 이승환 편 4라운드 곡이었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발매된 지 8년이 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차트를 역주행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 이 노래의 모티브가 됐던 MBC ‘휴먼다큐 사랑-너는 내 운명’도 다시 한 번 회자됐다. 이밖에도 휘성 ‘가슴시린 이야기’, ‘결혼까지 생각했어’,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등이 차트 역주행을 경험했다.

# 토크쇼 : 스타와 팬이 만드는 기적의 무대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모창 능력자들은 사는 곳도, 하고 있는 일도 다르지만 같은 스타를 좋아하는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히든싱어’는 팬심 가득한 ‘덕후’들이 모인 자리인 것이다. 이렇게 모인 자리에서 팬들은 각자 한 명의 팬이 모창 능력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켜켜이 쌓였는지를 이야기한다. 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들이 모임으로써 ‘히든싱어’는 단순히 모창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닌, 스타와 팬이 만나는 특별한 팬미팅으로 변한다. 그리고 스타를 오랫동안 사랑했던 팬들의 특별한 마음이 고스란히 안방까지 전해진다.

팬미팅의 주인공인 가수들 역시 ‘히든싱어’를 특별하게 기억할 수 밖에 없다. ‘히든싱어’에서는 팬들이 얼마나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지, 어떤 이유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지, 자신의 음악으로 인해 어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들은 ‘히든싱어’가 아니었다면 평생 알지 못했을 팬들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기억하고, 앞으로 음악을 계속해서 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 ‘히든싱어’는 스타와 팬 모두에게 기적의 무대인 것이다.

하이브리드 예능 ‘히든싱어’는 이번 시즌4에서도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고, 우리가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가수들의 명곡들을 재조명할 것이다. 또한, 뛰어난 실력을 가진 모창 능력자들이 주목을 받고, 스타를 향한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돌아올 준비는 마쳤다. 가수가 진짜 가수가 되는 곳. ‘히든싱어4’의 베일이 오는 3일 오후 11시에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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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 기자 yoon@
사진. JTBC ‘히든싱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