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방송화면.
‘펀치’ 방송화면.
‘펀치’ 방송화면.

누가 승부를 판가름할 마지막 ‘펀치’를 날릴까.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가 종영까지 3회를 앞두고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매회 대립 구도가 바뀌고 전세가 역전되는 이 드라마를 시청자들은 “뒤통수 난타극”이라고 칭한다. 16화까지 전개되면서 수도 없이 진행된 싸움은 그 판세를 읽기가 어려웠고,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도 쉽게 판단할 수 없게 했다.

1회에서 동지였지만 2회에서 적이 되고, 3회에서는 웃었지만 4회에서는 우는 상황이 속출했다. 그 뿐이면 다행일까. 한 회안에서 수차례 뒤바뀌는 상황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시청자들은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끝이 없을 듯했던 긴 싸움의 종지부를 찍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 최후의 승부를 목격하는 순간, 그 희열을 배가시키기 위해 ‘펀치’ 속 오랜 ‘뒤통수’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자, 결말이 주는 감정이 통쾌함이 될지 분노가 될 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1회 박정환-이태준 끈끈한 동맹 vs 정의를 추구하는 김아중

‘펀치’의 시작점에서 검사 박정환(김래원)은 이태준(조재현)과 끈끈한 관계에 있었다. 정환은 태준이 검찰총장이 될 수 있도록 그를 도왔다. 태준의 심복이 돼 권력을 얻으려는 정환의 물불 가리지 않는 불도저같은 행보와, 정의를 지키려는 여검사 신하경(김아중)의 대립각이 날을 세우며 이후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환의 전 부인이기도 한 신하경은 딸 박예린(김지영)이 탄 유치원 버스의 사고를 목격하고 버스 차체의 결함이 있음을 알게 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버스가 이태준의 형 이태섭의 회사 세진자동차 에서 제조한 차량임을 확인한 하경은 수사에 착수하려 했지만, 하경의 수사가 인사청문회를 앞둔 태준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을 예상한 정환은 양육권 소송을 내 수사를 막고자했다. 인사청문회 당일 하경은 정환의 동생인 의사 박현선(이영은)에게서 정환이 뇌종양으로 6개월여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2회 욕망을 향해 달리던 박정환, 시한부 선고에 뒤통수

뇌종양 발병으로 죽음이 다가왔음을 안 정환은 삶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그토록 바라던 이태준의 검찰총장 취임에도 웃음을 잃었다. 정환의 비극을 안 뒤에도 태준은 뜨거운 눈물로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보여줬다. 애증의 감정으로 똘똘 뭉쳤던 하경은 정환을 살리기 위해 검사로서 신념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만큼 절박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에 반해 조강재(박혁권)는 눈엣가시 같던 정환을 제거할 절호의 찬스에 하이에나 같은 눈빛을 드러내며 새로운 대립 관계를 구축했다.

3, 4회 – 코마 상태에 빠진 박정환, 의리 보다 핏줄 택한 이태준에 뒤통수

수술을 받은 박정환이 코마 상태에 빠졌다. 마침 세진자동차 비리사건의 결정적 증언자인 양상호 연구원(류승수)이 이태섭(이기영)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신하경이 이를 목격했다. 박정환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보였던 이태준은 신하경을 사망사건의 목격자가 아닌,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형이 연루된 사건 앞에 핏줄을 택하며 박정환의 전 부인을 희생제물로 만든 것. 또한 이태준의 최측근을 자처하다 좌천된 조강재가 다시 신임을 얻고 박정환의 빈 자리를 채우는 등 살벌한 권력암투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죽을 줄 알았던 정환이 눈을 떴다.

5회 이태준, 윤지숙과 손잡은 박정환에 뒷통수

정환이 깨어나고 반격이 시작됐다. 박정환은 세진자동차 연구원 사망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신하경을 빼내기 위해 법무부장관 윤지숙과 손잡고 이태준의 목을 조른다. 김상민(정동환) 회장의 불법 병보석을 고발하는 내용의 TV 프로그램을 박정환이 만지고 있다는 소식에 이태준이 이를 성공한 기업가를 조명하는 내용으로 둔갑시키며 역공을 취했으나, 알고 보니 이는 소재지를 알 수 없는 김상민 회장을 체포하기 위해 박정환이 놓은 덫이었다. 정환은 세진그룹 부도 사건의 전말과 여기에 연루된 이태준 형제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게 됐다.

6회 이태준, 형의 죽음에 충격

신하경은 박정환이 이태준과 거래한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각오하라”고 선전포고 했다. 앞서 정환은 김상민의 진술서를 없애는 대신 하경을 석방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이태준이 자신의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태섭은 동생과 마지막 만남을 뒤로하고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7회~9회 박정환, 이태준에 약점 잡힌 윤지숙에 뒤통수

이태준과 조강재는 박정환이 수술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무기로 태준은 정환을 압박하고, ‘병역비리 수사’라는 카드로 윤지숙을 압박했다. 지숙은 7년 전 병역비리 수사 당시 자신의 아들 병역비리를 도운 브로커를 해외에 숨겨뒀던 것. 결국 지숙은 살아남기 위해 정환과 하경을 버렸다. 이로써 이태준vs윤지숙의 대립 구도가 붕괴됐다. 정환이 수술에 실패했음을 알게 된 하경은 다시 그와 손을 잡고, 윤지숙 장관을 찾아가 이태준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이태준과 손을 잡은 윤지숙의 거침없는 타락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윤지숙은 아들 병역비리 증거를 가진 이태준 협박에 넘어가 이태준의 죄까지 박정환에게 덮어씌웠다. 윤지숙은 박정환의 전 부인 신하경(김아중 분)이 반발하자 신하경 수사권을 박탈했고 그녀 편을 드는 정국환(김응수) 지휘권까지 박탈했다. 그럼에도 “내일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희생이었다”고 자기합리화하는 윤지숙의 모습은 불의에 대적하는 박정환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10회 박정환, 비리 선 폭로한 이태준에 뒤통수

박정환이 검찰총장의 비리를 밝히려 하자 이태준(조재현)은 오션캐피탈의 실제 소유주가 김상민 회장이라는 사실을 먼저 밝혀버렸다. 정환의 폭로는 허사로 돌아가고 태준과 조강재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인기가 점점 높아지자 태준은 대선 출마에 대한 야욕을 품고, 강재가 스폰서를 받은 증거를 잡은 정환은 그 증거를 최연진(서지혜)의 손에 쥐어줘 스파이로 잠입시켰다다.

11회 조강재, 박정환 이간질 공격에 뒤통수

국민 영웅이 된 조강재와 이태준이 방심한 사이 박정환의 이간질 공격에 뒤통수를 맞았다. 조강재의 비리를 잘 알고 있었던 박정환은 비자금 문제를 건드렸고, 이태준의 방해에 대비해 두 사람 사이 불신이 싹트게끔 상황을 만들었다. 태준과 강재는 서로를 믿지 못했고, 정환의 계략이 맞아 떨어졌다. 전세역전에 박정환 앞에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사정하는 조강재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통쾌하게 했다.

12회 다시 손잡은 이태준과 윤지숙

적에서 동지로, 손바닥 뒤집듯 연합하는 이들에게 ‘관계’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고교 동창인 노용진 학과장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총장 사퇴 위기를 맞은 이태준은 윤지숙 장관을 찾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하고, 윤 장관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이태준과 윤지숙, 그리고 이를 저지하려는 정환의 마지막 몸부림과 하경의 지원사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3회 윤지숙 친 박정환, 약점 잡은 이태준에 뒤통수

박정환이 다시 승기를 잡는 듯 하더니, 이태준에게로 전세역전. 반전의 반전이 거듭됐다. 병역비리 증거를 손에 넣은 정환은 윤지숙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고 이태준을 쓰러뜨리기 위해 전진했다. 하지만 정환의 딸 예린(김지영)의 국제초등학교 부정 입학 증거가 태준에게 넘어가고, 정환은 다시 궁지에 몰리게 됐다. 그리고 조강재(박혁권)까지 풀려나 상황은 더욱 꼬여갔다.

14회 이태준, 박정환이 친 덫에 뒤통수

예린의 부정입학 건이 기사화되자 정환은 “지난 7년간 총장님이 쓴 270억원을 지고 가겠다”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었다. 정환이 코너에 몰린 듯 보였지만 이는 덫에 불과했다. 정환은 기자들에게 정보를 줘서 270억원의 돈을 박정환 혼자서 쓴 것이 아님을 드러냈다. 국민들은 박정환의 처벌이 아닌 진실을 원하게 되고 이태준의 비리가 낱낱이 공개됐다. 의혹이 커지자 청와대에서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 들어?다. 태준이 정환이 친 덫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15~16회 이태준, 박정환 손잡은 조강재에 뒤통수

하경과 정환은 태준의 비자금 270억의 사용처를 알아내기 위해 덫을 놓고, 그 덫에 강재가 걸려들었다. 윤지숙과 이태준은 각자의 치명적 약점을 하나씩 손에 쥐고, 불안한 동맹을 유지했다. 태준에게 배신 당했던 강재는 정환의 손을 잡게 되고, 이로써 태준과 지숙의 적이 더 늘어났다.

연구원 살인사건을 은폐했던 조강재가 싸움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 그 동안 악마의 자식처럼 박정환을 향한 악행에만 집중했던 조강재의 또 다른 모습, 누구보다 이태준을 위했던 조강재가 그 동안의 서러움을 토해내고 박정환과 손을 잡은 모습은 그 자체로 놀라운 반전이었다. 시청자들은 상상도 못한 조합에 혀를 내두르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펀치’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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