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삼시세끼’
‘삼시세끼’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삼시세끼’에서 찰떡호흡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tvN 자급자족 어부 라이프 ‘삼시세끼-어촌편’이 연일 시청률을 경신하며 ‘꽃보다’ 시리즈를 잇은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0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 2회가 케이블, 위성, IPTV 통합에서 가구 평균 10.8%, 최고 14.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회와 ‘꽃보다’ 시리즈 전회차를 통틀어 모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삼시세끼-어촌편’은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손수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삼시세끼’의 스핀오프 버전. 강원도 정선을 떠나 머나먼 섬마을 만재도로 무대를 옮겼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남다른 적응력으로 만재도 주민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차승원과 유해진이 만재도의 열악한 환경을 딛고 고생고생을 하면서도 물고기를 포획한 뒤 풍성한 한끼를 제대로 차려 먹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치 부부와 같은 차승원, 유해진의 케미와 인간미는 이번 회차에서도 코믹한 상황을 연출했다.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집안에서 음식을 주로 하며 ‘차줌마’란 별칭을 달은 차승원과 주로 밖으로 나가 물고기 잡이 등 식재료 확보에 힘쓰며 ‘바깥양반’이라는 타이틀을 단 유해진의 부부 케미가 최고조에 달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같은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는 15년의 진한 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송에서 유해진은 차승원과 15년 전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으로 처음 만났을 때를 언급하며 “그 뒤로 차승원에게 고마운 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유해진은 “항상 같은 스타일의 배역이 들어와 힘들었을 무렵, 내가 있었던 연극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때 차승원이 정말 현실적인 충고를 많이 해줬다”며 “마음을 바꾸니까 일도 더 좋아졌다. 영화배우로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줬던 이가 바로 차승원”이라고 털어놨다.

차승원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도 “유해진이 잘 돼 가는 모습이 진심으로 기쁘다. 나 이 외의 딴 사람이 잘 되는 것은 싫지만 유해진이 좋은 평가들을 받을 때면 내가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유해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삼시세끼’ 차승원, 유해진
‘삼시세끼’ 차승원, 유해진
‘삼시세끼’ 차승원, 유해진

유해진이 말한 대로 두 사람은 ‘주유소 습격사건'(1999)으로 처음 만났다. 이성재, 유오성, 강성진, 유지태 등 4인방이 주유소를 습격해서 하룻밤 동안에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로 차승원은 폭주족 청년으로, 유해진은 동네 양아치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짧은 등장이었지만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두 사람은 2001년 ‘신라의 달밤’에서 다시 만났다. ‘신라의 달밤’은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흥행에 성공한 김상진 감독의 차기작이었다. 차승원은 깡패같은 교사 최기동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유해진은 배신을 일삼는 기회주의자 조폭으로 분해 코믹연기의 귀재로 거듭났다.

‘신라의 달밤’으로 흥행 배우의 입지를 굳힌 차승원은 ‘라이터를 켜라'(2002)에서 건달 보스 양철곤 역할로 변신을 선보였다. 그간 양아치 역할을 주로 연기했던 유해진도 ‘라이터를 켜라’에서는 침착한 기차 탑승객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유해진은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에 개성있는 조연으로 자주 만났다.

차승원은 ‘광복절특사'(2002)를 통해 김상진 감독과 다시 손잡았다. 차승원은 빵 하나를 훔쳐 먹고 감옥에 갇힌 무석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기발한 상황설정과 차승원의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해진은 송윤아의 애인인 경찰 역할로 등장했는데, 차승원과 탈옥수와 경찰로 만나 유쾌한 케미를 선보였다.

1808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동화도라는 외딴섬의 제지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방화와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사극 ‘혈의 누'(2005)에서도 차승원이 수사관 원규로 극을 이끌어 가는 가운데, 유해진이 마을 주민 독기 역할로 내공 있는 감정연기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더했다.

안판석 감독의 데뷔작 ‘국경의 남쪽'(2006)에서 두 사람은 가족으로 만났다. 차승원는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국경을 넘어온 북한 청년 선호 역할을, 유해진은 그의 매부 역할로 이아현과 부부 호흡을 선보였다. 차승원은 이를 위해 4개월간 호른 연주를 익혔으며 평양 사투리를 소화해내는 노력을 보여 화제가 됐다.

그간 주연과 조연으로 주로 호흡을 맞춰 왔던 차승원과 유해진은 ‘이장과 군수'(2007)을 통해 본격적인 콤비 활약을 보여줬다. 만년 반장과 부반장이었던 춘삼(차승원)과 대규(유해진)이 이장과 군수라는 역전된 상황 속에서 티격태격하며 우정을 깨닫는 모습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최근 영화 ‘아들'(2007)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살인죄로 복역하던 무기징역수인 모범수 강식이 단 하루 귀휴를 동안 아들 준석을 만나 부정을 회복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휴먼 드라마로, 차승원은 진한 부성애 연기로 감동을 전했다. 유해진은 직접 출연은 하지 않았지만 옆집 아저씨 역할로 목소리 연기를 펼쳐, 목소리 만으로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무려 8작품을 함께 하며 우정을 다진 두 사람은 늘 서로를 응원하고 지켜봐주는 사이다. 아웅다웅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우정이 베어 나온다. 마치 ‘이장과 군수’의 현실판 같은 만재도 생활 속에서 두 사람이 또 어떤 케미를 보여줄 지 앞으로도 기대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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