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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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말해요’ 이성경과 김영광이 흔들리는 마음을 인정했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

이와 관련 ‘복수’로 시작했지만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감정이 싹튼 두 사람. 성큼 다가온 봄처럼 설렘을 선사한 두 사람의 로맨스 서사를 다시 한 번 짚어봤다.


‘사랑이라 말해요’의 주인공 심우주(이성경)와 한동진(김영광)의 시작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엄마 여고 동창과 바람 나서 집에 있던 통장과 온갖 패물을 가지고 도망쳤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깽판(?)을 치기 위해 화려한 옷차림으로 나선 우주는 그곳에서 아버지의 불륜 상대였던 마희자(남기애)가 자신들의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의 추억이 깃들었던 집에서 쫓겨난 우주는 그 여자가 집을 판 돈을 아들에게 투자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에게 접근하기로 결심했다. 희자로 인해 가시밭길 인생을 살아왔던 자신과 달리 잘 먹고 잘 사는 듯한 그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딱 기막혔던 만큼만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바로 동진이었다.


결국 동진이 운영하는 전시, 박람회 회사 최선전람에 사무 보조로 취직한 우주. 그렇게 복수를 위한 적과의 동침을 시작한 우주는 동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어떻게 하면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을지 궁리했다. 그런데 복수에 시동도 걸기 전 회사의 기밀사항을 거래처에 공개한 스파이로 몰렸다. 하지도 않은 일로 억울하게 회사에 쫓겨나게 된 우주는 동진에게 “몇 년씩 데리고 있었던 사람들한테 뒤통수 맞는 것보다 3개월짜리 알바한테 맞는 게 차라리 덜 아프겠냐"며 쏘아붙였고, 폐부를 찔린 동진은 그제서야 건물 CCTV를 확인해 진짜 범인을 찾아냈다. 우주에게 누명을 씌운 게 미안했던 동진은 사과를 전하고 회사에 다시 나와 달라 부탁했다.


사실 동진은 우주의 생각처럼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동진 역시 타인에 의해 상처입고 불행하게 살고 있었던 것. 번듯해 보였던 회사는 라이벌 ‘신우전람’의 신대표(신문성)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전 연인 강민영(안희연)에게 버려졌던 기억은 그의 마음을 텅 빈 전시장처럼 외롭게 만들었다. 심지어 복수의 대상이 된 원인이었던 엄마 희자와는 한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을 만큼 데면데면하게 지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자신과 달리 남들에게 당해도 늘 참고만 사는 동진의 진면모를 알게 된 우주. 자신만큼이나 타인에 의해 상처입고 불행하게 사는 동진의 “세상 외로워 보이고, 세상 심심해 보이는, 축축한 등짝”이 눈에 들어왔고, 그가 매번 당하면서도 참고 있는 이유는 참을성이 좋은 편인데다, 내 마음보다 상대방이 상처받는 사실에 더 힘들어하는, 착한 심성에서 비롯된 ‘배려’ 때문임을 알게 됐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복수’는 커녕 오히려 도와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어지는 동진에게 우주는 점차 ‘동’며들었다.


동진 역시 번번이 자신의 일에 앞장 서서 화를 내고, 위험에서 구해주는 우주에게 ‘우’며들고 있었다. “속에 있는 말 다 해버리면 실시간으로 내 말에 상처받는 얼굴들 보고 있어야 하니까, 그게 참는 거보다 더 고역이라서 안간힘 썼던” 그가 참아왔던 말들, 숨겨왔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던 것. 너무 큰 상처이고 지우고 싶었던 과거였기에 절친한 선배 최선우(전석호)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전 연인 강민영(안희연)과의 헤어진 이유를 밝히며 오열하는가 하면, 스파이 노릇을 하던 최과장(서동원)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당신 딸은 자기가 무슨 돈으로 유학하는지 아냐”는 막말을 내뱉었다. 또한, 예전 사연을 들먹이며 자신이 괴롭히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신대표(신문성)를 향해 “사모님 그렇게 된 거 내 탓은 아니다”라며 팩트를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로에게 스며들며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감정을 피워낸 ‘우동’커플. 부모님의 불륜을 얽힌 악연을 극복하고, 불행했던 삶에서 벗어나 ‘행복’을 주는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더욱 기대된다.


한편 ‘사랑이라 말해요’는 매주 수요일 2편씩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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