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가인 / 사진제공=SBS
배우 한가인 / 사진제공=SBS
절세미인 배우로 꼽히는 한가인이 최근 예능을 통해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상담 예능, 오디션 심사위원 등 예능마다 역할도 다양하다. 하지만 의욕에 비해 큰 성과는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건축학개론' 후 2016년 딸을 출산했다. 한동안 육아에 전념하던 한가인은 2018년에 드라마 '미스트리스'로 컴백했다. 이후 2019년 아들을 출산했다. 연기 활동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던 셈.

육아와 둘째 출산 등으로 공백을 가졌던 한가인이 활동을 재개한 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이었다. 지난해 한가인은 SBS '써클 하우스' MC를 맡았다. '써클 하우스'는 '대국민 상담 프로젝트'로, 위로가 필요한 이 시대의 청춘을 위한 상담 예능.

대중에게 '신비주의'로 느껴졌던 한가인은 '써클 하우스'에서 자신을 둘러싼 불임설, 불화설 루머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아기 가지려고 노력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도. 결혼하고 다음 과정이 임신은 아닌데"라면서 "내가 선택해서 아이 낳고 키우는 건 너무 행복했다. 사람들 이목 때문에 하기는 싫었다"고 강조했다.

유년 시절 아픔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한가인은 "나도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는 않아서 힘든 시기가 있었다.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미운 마음 자체도 없었다. 미움이란 감정도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의 반대라고 할 수 있다. 무감정이라는 표현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육아에 전념하던 생활의 부작용도 고백했다. 한가인은 "아이들이 애착 관계가 생기고 정서적으로 안정될수록 나는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불안장애가 와서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 웃음도 장난도 많은 성격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말수도 줄어든 것 같고, 아기와 얘기하니까 공룡 소리나 호랑이 소리 이런 것밖에는 낼 게 없다"고 육아 고충을 털어놨다.
'싱포골드' /사진제공=SBS
'싱포골드' /사진제공=SBS
신비주의를 벗은 한가인에게 대중은 친근감을 느꼈다. 이후 한가인은 예능 프로그램을 늘려갔다. SBS 합창 오디션 '싱포골드', MBN 역사 지식 예능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그로신)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JTBC 이사 예능 '손 없는 날'을 맡았다.

'싱포골드'에서 한가인은 매니저 실장 역할을 맡아 참가팀들을 도왔다. 심사위원석에 앉아 참가자들의 무대를 감상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로신'에서는 '여신 담당'이었다. 한가인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여신'을 맡아달라고 하셨다. 매회 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여신들과 유사한 느낌의 의상이나 헤어 등을 컨셉츄얼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쉬운 것은 한가인이 제작진이 부여한 딱 그 역할에만 충실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마이너스 시키진 않았지만 플러스 시키지도 못했다는 말이다. 특별한 활약 없이 예쁘게 앉아있는 모습이 다였다.
'손 없는 날' 스틸. / 사진제공=JTBC
'손 없는 날' 스틸. / 사진제공=JTBC
'손 없는 날'에서 한가인은 MC로서, 이사를 준비하는 시민들을 만나며 많은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중간자 역할 맡게 됐다. 한가인은 '흙수저' 시절이던 어릴 적 이야기, 딸의 관심사 등 자신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시청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한가인의 노력에 비해 시청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11월 25일 2.6%로 시작한 '손 없는 날'은 2회째 1.3%로 급감했고, 최근 회차인 8회차는 1.1%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가인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 게스트로도 출연했다. 한가인은 예능 찍을 때 재밌고 효율성도 좋다며 예능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MC는 "한가인이 예능 나올 때마다 연정훈이 벌벌 떤다는 말이 있더라"고 물었다. 한가인은 "예능에서 연정훈에 대해 말하면 자극적으로 기사들이 나와서 속상하다"며 "'우리 부부 행복해요'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저는 웃기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개그 욕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넘치는 의욕으로 여러 예능에 도전하고 있지만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는 한가인. 솔직하고 털털한 한가인의 모습은 친근하고 반갑지만, 재미 없고 예쁘기만 한 한가인의 예능 속 모습을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원할지는 알 수 없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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