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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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몬스터즈가 이승엽 감독의 이적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똘똘 뭉쳐 승리를 거뒀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최강야구' 26회에서 최강 몬스터즈는 부산고등학교와 2차전 경기에서 6대 1 승리를 거뒀다.

이승엽 감독은 부산고와 1차전을 끝으로 최강 몬스터즈와 아쉬운 이별을 했다. 이에 장시원 단장은 2차전을 약 11시간 남겨놓고 캡틴 박용택을 급히 호출해 감독 대행을 맡아달라 부탁했고,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에게는 경기 전까지 모른 척해달라는 미션을 안겨줬다.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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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은 임명된 지 10분 만에 부산고 2차전 선발 라인업을 짜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강 몬스터즈의 관심은 경기 전부터 온통 새 감독의 정체에 쏠려 있었다. 박용택은 장시원 단장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했고, 마침내 감독 대행의 정체가 밝혀지자 모두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박용택은 여세를 몰아 자신이 밤새 고뇌한 라인업을 발표했고, 이승엽 감독 체제와는 전혀 다른 라인업에 불만이 속출했다. 심지어 오주원은 갑자기 선발 투수로 지목돼 마운드에 올랐다. 모두의 우려와 달리 오주원은 5회까지 단 1점만 내주는 호투했다. 여기에 타자들은 박용택 대행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에 힘입어 1회부터 3점을 뽑아내는 폭발적인 타격력을 보여줬다.

2회에는 정근우와 제대로 물오른 타격감의 소유자 이홍구의 활약으로 2점을 추가해 5대 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특히 류현인의 수비는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그는 상대 팀도 인정하는 호수비로 최강 몬스터즈의 승리에 힘을 실었다. 정용검 캐스터는 "현인아, 너무 잘하지 마라. 보내기 아쉬워진다"며 모두의 마음을 대신했다.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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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는 3회에 한 점을 따라붙으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지만, 오주원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6회 초 부산고의 비밀병기인 1학년 김동후가 마운드 오르며, 최강 몬스터즈 타자들의 방망이를 봉인시켰다. 그러나 9회 초 류현인은 최강 몬스터즈 타자로서 마지막으로 타석에 들어서 깔끔한 안타를 기록하며, 무사주자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이홍구의 희생 플라이로 최강 몬스터즈는 1점을 추가했다.

최강 몬스터즈는 시즌 중 감독이 이적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도 박용택 감독 대행 체제에서 값진 17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의 MVP는 최강 몬스터즈의 새로운 1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친 최수현에게 돌아갔다.

최수현은 "그동안 많은 활약을 못 펼쳤던 것 같아서 혼자서 되게 아쉬워했다. 정말 MVP를 한 번쯤은 받고 가고 싶었는데, 오늘 그게 이뤄져서 기쁘다.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상보다 새롭고 특별하고 기분 좋은 상이다. 박용택 선배님께서 캡틴에서 감독대행으로 첫 부임하고 받은 MVP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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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최강 몬스터즈를 떠나게 된 류현인을 위한 고별식이 진행됐다. 장시원 단장은 "계속 울컥거렸던 거 같다. 그 이유는 단 한 명, 류현인 선수 때문이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류현인에게 "(연봉, 계약금) 다섯 배 줄게요"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다시 했다. 하지만 류현인은 공손하게 꿈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류현인과 내야를 지켰던 정근우는 "처음 류현인 선수를 만났을 때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느꼈다면, 떠날 때 류현인 선수를 보면 야구를 너무 잘한다. 장담하건대, '프로 가서 조만간 1군에서 활약하는 류현인 선수를 볼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류현인의 마지막을 응원했다. 이에 류현인은 "마지막이라는 게 정말 아쉽지만, 프로에 가서 선배님들처럼 더 멋진 선수가 돼서 꼭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다음주 최강 몬스터즈는 다이노스 2군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첫 프로팀과의 대결을 앞두고 박용택 감독 대행은 "몬스터즈의 진짜 승부욕이 분명히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존심을 건 프로 대 프로의 경기에서 각성한 최강 몬스터즈가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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