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채널S)
(사진 제공=채널S)

‘김구라의 라떼9’에서 황당하지만 열정에 박수를 보낼 사연들이 소개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채널S ‘김구라의 라떼9’(이하 ‘라떼9’)에서는 특별 MC로 가수 세븐이, MZ손님으로는 우아의 우연과 민서가 출연해 ‘평범함을 거부하는 나는 괴짜다’를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국 인구의 2%인 650만명이 믿고 있다는 ‘지구 평면설’을 증명하기 위해 나선 마이클 휴즈가 6위 ‘하늘로 올라간 사나이’로 소개됐다. 평범한 리무진 기사였던 그는 지구 평면설에 심취해 생업도 그만두고 직접 우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로켓 만드는 법을 독학하고, 고물상에서 구한 폐선박 부품을 이용해 2014년 수제 로켓을 완성한 그는 첫 비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2018년에는 약 2천만원을 들여 제작한 증기 로켓이 상공 570m까지 올라가는 등 예상 밖의 선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세 번째 비행에서 로켓이 인근 사막에 추락하면서 세상을 떠났다. 사연을 들은 김구라는 “비극으로 끝났지만 보여줬던 성과들이 있었다. 열정은 대단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세븐도 “혼자서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 않나”라며 괴짜의 도전을 응원했다.

5위 ‘복면화가왕’의 주인공은 자칭 예술 테러리스트 뱅크시였다. 그는 몰래 벽화를 남기고 가면 집값을 수십배 뛰게 만드는 영향력(?)으로 ‘복면화가왕’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 실제 영국의 한 주택은 그가 그린 ‘재채기하는 노인’ 벽화 덕분에 집값이 4억에서 72억으로 폭등했다고 한다. 하지만 뱅크시는 “걸작 옆에 엉성한 가짜 그림을 그려놓으면 그 또한 걸작이라고 착각한다”면서, “미술관에서는 수십억에 팔리던 (내) 그림을 길거리 노인이 팔면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라고 예술계에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김구라는 “싸구려 양주도 비싼 술병에 들어있으면 잘 모른다”는 말로 부연해 짠내 웃음을 유발했다.

2위는 ‘엽기적인 그녀’가 차지했다. 순위의 주인공은 SNS에서 엽기 사진으로 유명해진 니시모토 키미코 할머니(95세)로, SNS 팔로워 수가 26만명이다. ‘엽사’의 대가로 불리는 이 할머니는 45년간 평범한 가정주부였으나, 72세에 카메라 수업을 들었던 게 인생 후반전을 바꾸었다고. 키미코 할머니는 콘셉트 기획과 촬영, 보정까지 직접 하면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도쿄 신주쿠에서는 ‘놀아볼까요’라는 제목의 개인전까지 열었다. 2020년에는 음료브랜드에서 뽑은 10명의 슈퍼우먼 중 한 명으로 뽑혀 광고 모델까지 됐다. 이에 세븐은 “찍는 것뿐만 아니라 후 작업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할머니의 열정에 ‘찐’ 감탄을 자아냈다.

1위는 ‘이상한 과학자 안드레’였다. 매년 10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기, 최고의 괴짜에게 수여하는 이그노벨 시상식이 열린다고. 때문에 이그노벨 시상식에는 나타나지 않는 수상자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기장을 켜자 물 속 개구리가 공중부양을 하는 실험으로 개구리 몸에 반자성 성질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안드레 가임은 수상에 정말로 기뻐했다고 한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물리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이그노벨상을 받은 지 10년 만에 진짜 노벨상을 받았다. 전자제품에 쓰이는 최첨단 신소재인 그래핀 추출에 성공한 것. 그는 연필심에 접착테이프를 붙였다 떼기를 반복해 얇은 막만 분리, 괴짜 같은 상상력으로 발명에 성공했다. 이그노벨상과 노벨상 2관왕 기록은 12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지구평면설을 믿는 발상은 괴짜라도 노력과 도전의식 만큼은 멋진 것 같아요”, “뱅크시가 우리집 담벼락에도 벽화 그려주고 갔으면”, “95세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이 부러워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구해 성공하다니, 괴짜가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등 괴짜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

한편, ‘김구라의 라떼9’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20분 채널S에서 방송된다.


황은철 텐아시아 기자 edrt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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