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나영석의 변신 '뿅뿅 지구오락실'
스타 PD 명성, 이번에도 통할까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나영석 PD가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OTT와 웹 예능의 시대가 열리면서 제2의 김태호를 꿈꾸며 tvN 스타 PD들이 줄줄이 퇴사한 가운데, 나 PD는 자신의 커리어를 꽃피운 무대에서 색다른 시도에 나선 것. 그간 고수해온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매너리즘까진 아니지만 오래 작업했던 편한 분들하고 하는 저를 발견했다. 어느 순간 새로운 출연자와 일한 지 꽤 오래됐구나 싶었다. 새로운 작업을, 그동안 하던 작업과 먼 결의 작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연령대도 젊은 분들로 하고 성별로 여성분들로 꾸려보면 어떨까 싶었다. 젊은 여성들 모시고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나 PD가 신작 '뿅뿅 지구오락실'로 컴백했다.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4명의 용사가 뭉쳤다는 콘셉트의 오락 프로그램.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이 멤버로 구성됐다.

지난 24일 첫 방송은 2%대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다수의 시청자에 따르면, 출연자의 성별만 다른 '여성판 신서유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간 예능에서 특유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나영석다운' 프로그램 콘셉트 때문.

하지만 누구나 웃으며 편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그가 돌연 MZ세대를 콕 집어 겨냥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 강호동, 이서진, 차승원 등 40~50대 남성 출연자를 선호하던 기존 스타일과도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앞서 나 PD의 작품 중 유일하게 여성 출연자만으로 구성된 '꽃보다 누나'는 석연찮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당시 tvN은 보도자료를 통해 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제공, 7.5%의 평균시청률과 8.8%의 최고시청률을 냈다고 밝혔지만, 또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인 TNms는 같은 날 자료를 내고 최종회를 4.8%의 시청률로 집계한 것. 다만, 어느 쪽이든 9%대의 출발에서 멀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여성 출연진이라는 구성 탓은 아니지만, '나영석표' 예능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뿅뿅 지구오락실'에 대한 반응 역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불어 '뿅뿅 지구오락실'의 론칭으로 '신서유기'의 편성이 사실상 불가피해졌다는 점도 거든다. 올 하반기 편성한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정해진 바 없다는 tvN 측의 해명도 등장했다. 다음 시즌을 애타게 기다리던 마니아층 시청자는 편성 연기 '확인 사살'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웃기려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출연자가 익숙한 분들도 있겠지만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거다. 우리 어머니는 호동이 형, 서진이 형은 알지만, 이분들을 잘 모른다. 1회만 봐주시면 여러분 모두 이분들의 사랑스러운 매력에 빠질 것이다."

나영석은 KBS '1박 2일'을 연출하며 스타 PD로 떠올랐다. 2012년 tvN으로 이직한 후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삼시세끼',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 '알쓸신잡' 등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능력을 증명했다.

멤버들 간의 케미를 극대화하며 프로그램을 흥행으로 이끌어왔던 그의 변화가 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