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영하 작가, 초고 판별 기준은 ♥아내 표정 "상기된 표정·돈 부탁할 때 표정"('옥문아들')
[종합] 김영하 작가, 초고 판별 기준은 ♥아내 표정 "상기된 표정·돈 부탁할 때 표정"('옥문아들')
[종합] 김영하 작가, 초고 판별 기준은 ♥아내 표정 "상기된 표정·돈 부탁할 때 표정"('옥문아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영상 캡처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영상 캡처
김영하 작가가 아내에게 탈고의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서는 김영하 작가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영하 작가는 자신의 슬럼프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에 작가로 시작할 때 신나서 몇 년 하다 사기꾼 증후군을 겪었다"며 "준비 없이 성공할 때, 자기 성공을 자기가 못 믿는다. 내가 사기를 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나의 진짜 모습을 몰라서 저런다, 난 곧 들통날 거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영하 작가는 청년들에게 그 어떤 조언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청년들에게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과거는 왜곡이다. 내가 청년일 때 생각하면 집집마다 차도 없고, 골목은 비어 있고, 엄마가 애들에게 밥 먹으라고 말하고 아버지가 혼자 일하는 세상이었다. 대학을 가는 비율은 25%밖에 안 됐다. 여권을 받으려면 교육을 받았던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대에 제가 보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젊은 친구들도 새겨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하 작가는 초고를 아내에게 꼭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가는 자기가 (탈고 시점을) 결정을 해야 한다. 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누가 도와주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아내에게 보여준다"며 "중간에는 보여주지 않는다. 젊었을 때는 '잘 쓰고 있나 봐달라'며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제는 끝날 때까지 안 본다. 끝날 때까지 몇 시간이 있는데 졸이는 순간이다. 다 읽고 오는데 표정이 있다. 상기된 표정은 좋은 거다. 다시 써야할 때 표정도 있다. 돈 부탁 거절할 때 표정이다. 미안해하면서도 이 얘기해야겠다며 한다"고 전했다.

MC 정형돈이 원고가 이미 출판사에 넘어가 인쇄 중인데 더 좋은 스토리가 생각나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김영하 작가는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 준비하는 과정을 본 적이 있다. 무대 올라가기 전에 좋은 생각이 나도 이미 맞춘 게 틀어지니까 안 고친다고 하더라. 소설도 똑같다. 이야기들이 다 연결돼 있는데 그 부분을 고치면 이야기가 안 맞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제목에 대해서는 "거의 마지막에 정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무성의한 제목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결정한다"고 밝혔다. 신작 '작별 인사'의 가제는 '기계의 시간', '마지막 인간' 등이었다고 한다. 김영하 작가는 "다 쓰고 나니 '작별인사'가 적당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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