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MBC·SBS 5월 편성 전쟁
임수향 주연작 동시 편성, MBC 뿔났다
SBS "캐릭터 달라" vs MBC "상도덕 어긋났다"
 배우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배우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지상파 방송국 싸움에 애꿎은 배우가 눈치를 보고 있다. MBC와 SBS 5월 편성 갈등 때문이다. 굴러들어온 SBS에 박혀있던 MBC가 피해를 본 셈. 그런데도 사과가 아닌 이해를 바라는 SBS의 태도에 MBC의 분노가 치솟는 상황 속 임수향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됐다.

주연배우 겹치기 편성은 피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다. 그러나 SBS와 MBC는 오는 5월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주연배우가 서로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SBS의 갑작스러운 편성으로 생겨난 결과다.
'오늘부터 우리는' 성훈,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오늘부터 우리는' 성훈,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SBS는 '사내맞선' 후속으로 '오늘부터 우리는'을 편성, 예고편까지 공개했다. '오늘부터 우리는'은 문제는 결혼 전 순결을 목숨처럼 지키던 오우리가 검진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인해 한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 성훈, 임수향이 '신기생뎐' 이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관심을 받았다.

문제는 '오늘부터 우리는'의 여자 주인공 임수향은 MBC에서 5월 27일로 사전 편성돼 있는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의 여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닥터로이어' 소지섭, 신성록, 임수향 /사진제공=피프티원케이, FN엔터테인먼트, HB엔터테인먼트
'닥터로이어' 소지섭, 신성록, 임수향 /사진제공=피프티원케이, FN엔터테인먼트, HB엔터테인먼트
이에 MBC는 크게 반발했다. 일찌감치 사전 편성을 확정하고 제작에 들어간 '닥터로이어'가 있음에도 주연 배우의 출연 시기를 겹친 SBS 편성은 상도를 벗어난다는 것. 방송사 측은 "안타까운 일로 편성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주연배우 겹치기 편성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이었다.

무엇보다 "'오늘부터 우리는'의 편성 확정이 늦어지고 약속한 제작 일정보다 촬영 스케줄이 연기되면서 '닥터로이어' 촬영 일정에 무리를 주고 있음에도 선행 제작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배려하던 상황이었는데 SBS는 편성 과정에서 당사에 최소한의 양해를 구하는 등의 과정도 없이 일방 통보로 일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SBS는 제작사를 방패막이로 삼았다. 애초 '오늘부터 우리는'은 애초 SBS 월화드라마 '사내 맞선' 후속작으로 편성될 예정이었지만 제작사 사정으로 편성이 불가피하게 5월로 연기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배우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배우 임수향./사진=텐아시아DB
그러나 MBC의 말처럼 '닥터로이어'는 이미 상반기 편성을 오래전부터 확정지은 반면, '오늘부터 우리는'은 최근까지도 방송사와 시간대가 미정으로 되어있던 작품이었다. 그런 상황 속 갑작스러운 내달 편성은 이해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무엇보다 두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임수향의 어깨만 무거워진 꼴이 됐다. 같은 시기에 정반대의 캐릭터를 홍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 방송 요일과 시간, 소재 등이 달라서 문제가 없을 거라는 SBS 입장은 온전히 그들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주장일 뿐이다. 작품 하나를 위해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는 배우로서 겹치기 출연은 이득 될 것이 전혀 없다. 결국 문제 해결은 SBS에 달려있다. 이러한 잡음에도 편성을 강행할지, 한발 물러나며 상도덕을 지킬지 이들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