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
"법적 검토 완료, 고발했다"
KBS와 24일 면담 예정
'태종 이방원' / 사진 = 몬스터유니온 제공
'태종 이방원' / 사진 = 몬스터유니온 제공
동물자유연대 측이 KBS 1TV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21일 동물자유연대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태종 이방원' 촬영에 이용된 말 사망, KBS 면담 후속 조치 요구 예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결국 '태종 이방원'에 등장한 말은 죽었다"라며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를 보이콧하겠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촬영장에서 이루어지는 끔찍한 동물학대가 세상에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상을 확보한 뒤 동물학대가 명백하다고 판단한 동물자유연대는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법률전문가에게 법적 검토를 요청했다. 고발과 처벌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고, 관행처럼 이어오는 촬영 현장의 동물학대를 뿌리 뽑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이에 어제 저녁까지 법률 검토를 완료하였고 오늘 관할 지역인 영등포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라고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오는 24일 KBS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며 "재발 방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하여 향후 영상 제작 과정에서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방송사가 기울여야할 노력과 실질적 조치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함께 부상을 입은 배우의 상태와 더불어 촬영 현장에서 말의 처우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종 이방원' 측은 말이 동원된 촬영에서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20일 KBS는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문

'태종 이방원' 촬영에 이용된 말 사망, KBS 면담 후속 조치 요구 예정

결국 ‘태종 이방원’에 등장한 말은 죽었습니다. 잔인한 촬영 장면을 보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말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작은 기대를 놓지 못하던 동물자유연대는 참혹한 심정으로 말의 평안을 빌었습니다. 어제 동물자유연대가 게시한 국민 청원은 하루만에 7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를 보이콧하겠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촬영장에서 이루어지는 끔찍한 동물학대가 세상에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KBS는 1월 20일, 이번 사건에 대하여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KBS 측은 사과문을 통해 시청자와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촬영을 위해 소품으로 이용되다 사망한 말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어디에도 없음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영상을 확보한 뒤 동물학대가 명백하다고 판단한 동물자유연대는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법률전문가에게 법적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고발과 처벌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고, 관행처럼 이어오는 촬영 현장의 동물학대를 뿌리 뽑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어제 저녁까지 법률 검토를 완료하였고 오늘 관할 지역인 영등포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하였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오는 1월 24일 KBS와 면담을 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촬영장에서 심한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대응해왔지만, 말의 죽음을 확인한 이상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장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동물학대를 막는 것입니다. 이에 재발 방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하여 향후 영상 제작 과정에서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방송사가 기울여야할 노력과 실질적 조치에 대해 협의할 계획입니다. 또한 함께 부상을 입은 배우의 상태와 더불어 촬영 현장에서 말의 처우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방송 촬영 현장의 동물학대를 뿌리뽑고 사람과 동물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촬영현장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첫발을 떼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단 몇 초의 장면을 위해 살아있는 생명이 위협을 당하고 고통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소원 텐아시아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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