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KBS '동물 학대' 의혹 제기
'드라마 촬영 위해 강제로 쓰러지는 말'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
사진=동물자유연대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동물자유연대 공식 인스타그램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는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를 규탄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영상 속에서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지며, 말이 넘어질 때 함께 떨어진 배우 역시 부상이 의심될 만큼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촬영 직후 스태프들은 쓰러진 배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급하게 달려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이는 없었다”며 “몸체가 뒤집히며 땅에 처박힌 말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뒤 말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살아는 있는 것인지, 다친 곳은 없는지 알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 금지 처벌하고 있다. 또한 이런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 게시하는 것도 동물 학대로서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KBS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KBS가 방송 촬영 과정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에 대해 중대함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적당히 무마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응할 것”이라며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디어상에서 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KBS 측은 “현재 제작진에 전달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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