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찬열, 장기용 /사진=텐아시아 DB
엑소 찬열, 장기용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셀러브리티》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셀러브리티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셀러브리티 핫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날선 시각으로 전해드립니다.

육군이 창작한 뮤지컬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가 '후원'이라는 이름으로 팬장사에 나섰다. '선예매'로 이름을 바꾼 뒤 수습을 위해 노력했으나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오는 3월 막을 올리는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 제작사 하우팜즈 측은 지난 23일 늦은 시각인 오후 11시 17분 공식 SNS에 "선예매권을 판매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1월 13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 선예매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예매권 구매 방법은 이렇다. 제작사인 하우팜즈의 계좌로 예매권 장수 별로 돈을 입금한 후 SNS에 게재된 폼에 따라 양식을 작성하면 된다. 예매권은 최소 1매(13만 원)부터 최대 20매(260만 원)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선예매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리워드를 제공한다. 리워드 역시 차등 지급이다. 10매~19매를 구매한 이들에게는 미공개 포토북 1권을, 20매를 구매한 이들에게는 미공개 포토북 1권과 폴라로이드 사진 1장을 증정한다.

앞서 하우팜즈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메시지를 함께할 후원자가 되어 주세요'라고 알렸다. 이어 "후원은 콘텐츠 구매가 아닌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일이라며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는 공연계를 후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곧바로 해당 공지를 삭제하고 '선예매권 판매'라는 이름으로 재공지 했다.
사진제공=하우팜즈
사진제공=하우팜즈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는 한국의 K-POP 오디션에 참가한 카무르 소년 라만이 어릴 적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파병 군인 메이를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공개된 캐스팅 라인업은 그룹 엑소 찬열, 배우 장기용 둘뿐이다. 공연계는 티켓팅에 앞서 좌석 배치도, 캐스팅 라인업, 공연 일정 등 상세히 공지한다. 관객들은 이를 조합해 티켓팅에 참여한다.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는 달랐다. 찬열, 장기용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어떠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저 두 사람이 출연을 확정 지었으니 팬덤의 티켓 구매를 유도했다. 환불 역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철회가 어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하우팜즈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후원에서 선예매로 단어를 바꾼 것은 후원보다 판매가 맞기에 수정한 것"이라며 "처음 공지 게재 당시 후원으로 표기해 혼란을 드린 점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작사 자체 내 구매 계좌를 이용해 특정 팬덤에게 과도한 현금 결제 유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우팜즈 관계자는 "과도한 현금 결제 유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선예매를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오픈할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또한 초연과 달리 티켓 가격이 오른 이유에 대해서는 대관료를 꼽았다. 초연 당시 공연된 공연장이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디큐브아트센터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군에서도 티켓 가격이 높지 않았으면 했고, 공연장인 디큐브아트센터와 조정해 (타 뮤지컬과 비교해)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하우팜즈
사진제공=하우팜즈
그뿐만 아니라 리워드에 대해서는 "미공개 사진이 들은 포토북과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한다. 많은 좌석을 산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MD인 프로그램북과는 전혀 다르다.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리워드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돌, 한류 스타를 앞세워 티켓 구매를 유도한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다. 현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다고 하나 오직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선예매란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일반 예매와 텀이 길지 않았다. 길어야 하루, 적어야 3시간 먼저 예매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을 뿐이다.

군인 신분으로 군 뮤지컬에 참여하는 이들은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영리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는 군인복무규율 제16조(영리행위 및 겸직금지)에 따른 것. 하우팜즈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사의 노래' 수익금은 군과 전혀 공유하지 않는다. 다만 지원 받는 일정 금액의 120% 티켓으로 돌려준다고. 군은 장병들 지원 외에 뮤지컬에 관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뮤지컬 '엑스칼리버'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1976 할란카운티' 등은 안방 1열에서 즐길 수 있게 온라인 후원을 통한 상영을 실시했다. 각 패키지에 맞는 금액을 후원해 관람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계만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는 선예매라는 말장난으로 특정 팬덤의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하지만 하우팜즈 관계자는 '돈벌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체 내 플랫폼을 이용한 계좌를 받은 건 수수료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다. 관객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짊어지게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것만으로 군인인 찬열과 장기용을 앞세운 돈벌이가 아니라는 것을 납득하긴 어려워 보인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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