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 입문 5개월, 어렵다"
"훈수 엄청 들어와 답변만 4시간"
"술먹다가 아버지한테 많이 혼나"
'옥문아들' 윤석열/ 사진=KBS2 캡처
'옥문아들' 윤석열/ 사진=KBS2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솔직 입담으로 예능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등장해 남다른 입담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김용만은 "검찰 총장 사퇴하신 게 8개월 됐고 대선 출마 선언하신 지가 5개월 됐는데 할 만 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윤석열은 "어렵다"며 "할 만해서 하는 게 아니고 해야 되니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숙은 "뭐가 제일 어려우시냐"고 물었고 윤석열은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와야 되고"라며 "그냥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는 마음으로 가는 거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또 "훈수가 엄청 들어온다"며 "문자가 몇 백개 씩 오는데 답장을 네 시간 씩 한다. 이러다가 아무 것도 못하겠다 싶어서 답장 시간을 반으로 줄였다"고 했다. 무슨 문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내가 초보라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것이 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 김건희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아내가 패션 조언을 해주는데 내가 말을 잘 안 듣는 타입이라 포기한 상태"라며 "그런데 코디 선생님이 해주시는 건 말을 또 듣는다"고 했다. 이어 예능 출연에 관한 조언을 묻자 "아내가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내 모습을 보더니 '소질 있네'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토크 적정 수위를 묻는 질문에 "시청자분들이 재밌으셔야 한다"며 "수위를 최고로 올리라"고 말했다.

또 윤 후보는 검사 시절 '석열이 형'으로 통했던 이유에 대해 "9수를 했기 때문에 나보다 어린 선배들이 많았는데 친해지면 나이순으로 호칭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왜 9수까지 하게 됐냐'는 질문에 윤석열은 "그걸 알았으면 빨리 붙지 않았겠냐"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대학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대부분 시험에 먼저 붙어서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됐다. 술도 밥도 많이 사줬다"고 밝혔다.

그는 법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정치나 경제를 공부하고 싶었으나 추상적이라 생각했고 현실적이고 손에 와닿는 공부를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법대에 진학했다"며 "검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연수원 수료할 때인데 판사를 할 거면 최소한 10년은 해야 되고 검사는 3년에서 5년 하고 나오면 괜찮다고 해서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려다가 딱 3년만 검사를 하자 싶었는데 27년을 하게 된 거다"고 말했다.
'옥문아들' 윤석열/ 사진=KBS2 캡처
'옥문아들' 윤석열/ 사진=KBS2 캡처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는 윤 후보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누구나 한 번에 통과하지 않나. 하지만 내가 그걸 봤으면 5번은 떨어졌을 것"이라며 "자동차를 전부 해부하지 않고서는 면허를 못 땄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출신인 그는 입시를 위한 공부 방법을 묻자 "그건 잘 모르겠지만 우리 고등학교에서 40~50명이 서울대를 갔고 그 중 6명이 법대를 갔는데 아마 같이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이 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냐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는 "학교 다닐 때 술먹고 밤늦게 돌아다니다 혼도 많이 났다"며 "대학 다닐 때도 많이 맞았다"고 밝혀 MC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공부도 안 하고 친구들하고 맨날 밤늦게 다니니까 고무호스를 접어서 실로 묶어 놓으셨더라. 맞고 다니까 술이 다 깨더라"고 회상했다.

윤석열 후보는 "마지막으로 흘린 눈물이 언제냐"는 물음에 "자주 울컥하는 편이다. 영화를 봐도 남들은 덤덤하게 보는데 저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어금니 깨물고 참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외신 기자 회견을 하는데 러시아 언론사 기자가 '러시아를 좋아합니까?'라고 황당한 질문을 했다"며 "펜을 들고 앉아 있는데 나도 모르게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를 썼다. '나는 차이콥스키와 쇼스타코비치를 사랑합니다' 나도 모르게 이 말이 그냥 나갔다. 러시아 국민들이 '나치의 포위를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에 힘 입서 극복한 것에 대해서 존경한다'고 말하는데 영화 생각이 나면서 약간 울컥했는데 꾹 참았다. 나중에 영상으로 보니까 전혀 표가 안 났다"고 설명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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