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찾은 김경란
어린 시절 상처부터 이혼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고백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전 아나운서 김경란이 고민을 털어놨다.

5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에는 김경란이 출연했다. 김경란은 과거 따돌림을 당했던 사연부터 전 남편 등을 언급했다.

이날 김경란은 ‘틀을 깨고싶다’며 상담소를 찾았다. 그는 “슬퍼도 너무 슬프면 안 되고 기뻐도 너무 기쁘면 안 된다. 그 적정선을 유지하는 훈련을 본의아니게 인생에서 계속 해왔다”며 “그러다보니 사람들에게 침착하고 한결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인생에서 사람들이 깨기 쉽지 않은 틀들을 많이 깼다”며 “언론고시 보고 공채로 입사를 해서 그 회사를 퇴사했다. 그리고 이혼도 했다. 여러가지 틀을 안 깨고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자꾸 주위에서 나보고 틀을 깨라고 조언한다”고 털어놨다.

김경란의 고민을 들은 오은영은 “남이 만들어준 틀과 내가 고수하는 틀, 두 가지를 생각 해야된다”며 “본인만의 틀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에 김경란은 술을 마신 다음날에도 항상 일정한 아침 메뉴를 먹는 것과 잠자는 시간 외에 침대에 누워 쉬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김경란은 자신의 인간관계가 “좁고 깊다”고 털어놓으면서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렵다”고도 말했다. 그는 “패션 화보를 찍게 됐다. 노출이 없는 의상이었는데 섹시 화보를 찍었다는 기사가 났다. 제 뒤에서 한 선배가 저 들으라고 일부러 ‘요즘 애들은 저렇게까지 해서 뜨고싶어 하냐’고 말하더라”라며 억울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이어 “평소 잘 넘어지는 편이라 다리에 상처가 많다. 어느 날 무심코 스타킹을 안 신고 제작 발표외에 갔다가 전신 사진이 찍혔는데 제 다리의 상처를 보고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굉장히 선정적인 이야기였다. 순식간에 ‘그런 애’가 돼 버렸다”며 “늦게까지 결혼 못한 것도 성격이 더러워서라는 등 그런 말들이 저를 형성하고 있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보이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제 문제인 것 같긴 하다”며 “솔직하고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면 오해가 언젠가는 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오해가 점점 쌓이지, 해소된 기억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잘 파악 하려면 세상을 알아야 된다”라며 “개인을 이해하려 하면 어렵다, 세상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란은 어린 시절도 떠올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오해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초등학교 때 계속 나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다. 6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그 친구가 자신도 이사를 왔다며 잘 지내보자고 연락이 왔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후 그 친구를 중심으로 왕따가 시작됐다고.

그러면서 “방송반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오면 제 책상이 다 널브러져 있고 아이들이 저를 애워싸고 비난했다”며 “그런 시간들을 겪고 나니까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모든 시선이 너무 힘들었다. 국어책을 읽는데 식은땀이 나면서 손이 덜덜 떨렸다”며 깊은 상처로 남았던 기억을 돌아봤다.

오은영은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하면 뇌가 잘 못 자란다. 마음 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 영향을 준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뿐 아니라 대인 관계의 기준이나 타인에 대한 시각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며 “왕따는 이유가 없다. 100% 가해자의 잘못이다”라며 자신만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김경란을 안타까워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모르겠다는 김경란. 정형돈은 그에게 “사랑해서 결혼 하셨던 게 아니냐”며 조심스레 질문했다. 그러자 김경란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굉장히 높은 가치부여를 했던 것 같다”며 “내 마음에 대해서 잘 알고 진행됐던 결혼이 아닐 수도 있었겠다”고 말했다.

김경란은 과거 열애설 하나 없이 갑작스레 결혼부터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사가 뜨고 빨리 결혼을 준비했다. 사생활에 대해 대중의 오해가 생길까봐. 여성 아나운서로서 계속 구설에 오르는 부담감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오은영은 "전 배우자에 대해 말씀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정서적 교류나 감정적 이해를 받은 경험을 충분히 했냐"라고 물었다. 김경란은 "그 부분이 제일 안 됐던 것 같다”며 “제가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할 수 없었고, 내 감정에 대해 너무 몰랐다. 내 자신에게 너무 미안할 정도로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감정을 표현해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다.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라며 “조심하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 속에 화가 난다면 그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이 맞을 거다. 가장 기본은 본인의 감정을 먼저 생각해보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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