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스캔들>, 가능성이 보인다
, 가능성이 보인다" /> 3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정조 연간은 조선의 청춘 시대다. KBS 이 수려하게 재현해냈듯, 전근대적 보수 세력과 근대적 개혁에의 열망이 충돌했던 이 시대는 기성세대로의 진입을 앞 둔 청춘들의 욕망과 번민을 담아내는 청춘 사극의 더할 나위 없는 무대를 제공한다. 은 분명 달콤 발랄한 트렌디 사극이지만, 그 말랑말랑한 외피 안에 조선 정조 시대의 약동하는 청춘의 공기를 포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한 편의 흥미로운 청춘 사극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균관은 그 시대의 에너지와 한계가 고스란히 압축된 곳이며, “파격을 좋아하는 금상”이 미래의 희망으로 점찍어놓은 주인공들은 그곳에서 스스로 틀을 깨기 위해 방황하고 성장할 것이다. 방영 첫 주에 주요 캐릭터들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은 3회부터 본격적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물론 시작은 어디까지나 청춘기숙사 로맨스의 본질을 잃지 않는 선에서다. 졸지에 두 남자와 합방을 하게 된 윤희(박민영)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한 방 안 선준(박유천)과의 우연한 스킨십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미묘하게 발전시킨다. 윤희 남장의 계기, ‘잘금 4인방’의 운명적인 만남이 신속하게 진행된 1, 2회에 비해 다소 느린 전개였으나, 그 와중에도 선준과 재신(유아인)의 대립이나 하인수(전태수)와의 갈등을 통해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고 금등지사 모티브를 끌어들여 더 커다란 드라마로의 진입을 준비하며 추후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한 3회였다. 뽀샤시한 배우들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클로즈업으로 점철된 화면이나 남장 여자 로맨스 클리셰들의 빈번한 등장은 아쉽지만, 이 드라마가 단순한 ‘스캔들’을 뛰어넘길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 앞으로의 ‘더 큰 이야기’의 가능성 때문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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