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고기>, 막장으로 가는 첫 걸음
, 막장으로 가는 첫 걸음" /> 16회 MBC 월 저녁 8시15분
과거 ‘가족극’으로 분류되던 저녁 일일 드라마의 대세가 ‘복수극’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은 물론, SBS 이후일 것이다. 남편 경산(김용건)이 데려온 양아들 태영(이태곤)이 남편과의 첫사랑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윤희(윤여정)는 어린 태영이 30대에 접어들도록 증오하고 남들 몰래 괴롭히며, 태영이 자신의 딸 지민(조윤희)과 결혼하겠다고 하자 차도에 뛰어드는 극단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자식 앞에서 불륜을 저질렀다 이혼 당한 세린(김보연)이나 세린의 전 남편으로 무수한 여성편력을 자랑하는 정호(박상원), 자신을 거부하는 태영에게 막무가내로 접근하는 현진(소유진) 등 복수와 함께 이 드라마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코드는 치정이다. 이렇듯 비틀린 애정 구도를 끌어들여 일일 드라마의 아침 드라마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한 편으로는 가족극의 잔해를 움켜쥐고 있다는 점은 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사고뭉치 아들 강민(박기웅)과 윤희의 티격태격, 다문화 가정 시청자들을 노린 듯한 외국인 며느리 레베카(구잘)의 한국 적응기, 철없는 아버지 정호와 조숙한 아들 석진(이해우)의 친구 같은 관계 등을 통해 가족의 일상을 그려내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어색하게 겉도는 것만은 피할 수 없다. 물론 누구보다 사실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 윤여정이 가장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 최대의 쓴웃음 포인트다. 그리고 경산과 태영의 유전자가 불일치한다고 밝혀지며 한 고비를 넘긴 지금, 앞으로 또 어떤 운명의 장난이 등장할지 기대가 되지 는 않지만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막장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뜻이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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