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MBC 월 저녁 11시 5분
슈퍼주니어의 멤버들은 무대 위에 일렬로 서지 못할 때, 마이크가 모자라 라이브를 하지 못할 때 13명인 멤버의 수가 많긴 많구나 하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특과 기범이 빠진 11명의 멤버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놀러와> 무대 양쪽을 가득 채웠다. 어제의 <놀러와> 슈퍼주니어 특집은 3주 전 소녀시대카라가 출연했던 편과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같은 멤버들,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투표로 상을 주는 형식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멤버들 서로에 대한 장난스러운 일화들을 이야기하고(혹은 귀엽게 폭로하고), 개인기를 보여주는데 적합한 구성이다. 사실 <놀러와>는 ‘MBC 월요일 11시 토크쇼’로서 시청자들에게 인식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시간대와 구성을 바꿔온 프로그램이다. 방청객 투표, 설문조사, 토크 게임 등 기억하기도 힘들 만큼 변화한 끝에 <놀러와>는 유연한 구성을 스스로의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놀러와>는 코너의 포맷을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고 게스트에 따라 그 구성을 계속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10인 이상의 아이돌을 출연시켜도 어색하지 않게 그들만을 위한 토크쇼‘판’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여기에 게스트가 누구든 기본 이상의 친화력을 보여주며 참견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MC들의 호흡은 덤이다. 3주 전의 소녀들이 그랬던 것처럼, 슈퍼주니어도 역시 소소한 재미가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놓고 놀다갔다. 프로그램 제목에 딱 어울리게도.
글 윤이나

<닥터스> MBC 월 저녁 6시 50분
병원은 일차적으로 사람의 상처와 질병을 치료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환자들의 사연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사연의 배경을 추적하다 보면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만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제의 <닥터스>는 두 사람의 실제상황을 통해 경제위기와 열악한 노동환경이 사람의 건강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당뇨병 환자인 택시기사가 운전 중에 저혈당증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왔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끼니를 거른 채 운행을 계속한 것이 화근이었다. 포도당 주사를 놓았는데도 혈당치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자 의료진은 내과검진을 권했으나, 그는 “내 병은 내가 안다”며 추가진료를 거부했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도 있었다. 목공일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일거리가 없어 무작정 철근절단기를 잡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그는 잘린 손가락을 우여곡절 끝에 찾고도 “돈 많이 들면 (접합수술) 못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진료비가 자신의 일당보다 높게 나온 것을 알고는 더 싼 병원으로 옮겨야겠다며 응급실을 빠져나갔다. 돈 때문에 건강관리는 물론 최소한의 치료조차 포기한 그들의 사연은 영화 <식코>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최근 영리병원 논의가 재개되었다고 한다.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에는 가난하기 때문에 아프게 되고, 아프기 때문에 더 가난해지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들어있을까. <닥터스>는 의술을 인술이 아닌 상술로 재단하려는 이들에게 권하고픈 프로그램이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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