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왕년에 ‘종로의 독사’였지만 지금은 그저 하찮아졌을 뿐인 황회장(황현희)님께는 회장님을 과잉보호하는 이비서(이광섭)가 있다. 한 때 회장님의 밑에 있었던 김실장(김기열)은 어느새 사장이 되어 덩치 좋은 김비서(김준현)까지 등에 업고 기어올라 심기를 거스른다.

그래서 “너 저번에 뉴타운 개발권 잘 안 됐지? 그거 누가 그랬을까?” “회장님 비밀 창고, 경찰이 영장 들고 들이닥쳤죠? 그거 누가 그랬을까?”라며 서로를 은근히 견제하고 위협하던 이들은 싸움이 길어질수록 “회장님 어제 오동통통 쫄깃쫄깃 오소리 라면 먹을 때 다시마 없었죠? 누가 그랬을까? 누가 그 다시마를 없애 버렸을까?” “너 어제 노래방 가서 예약하고 화장실 갔다 왔는데 노래 다 삭제돼 있었지? 그거 누가 그랬을까?” “회장님 어제 청계천에서 야동 CD 샀는데 집에 와서 틀었더니 <전원일기> 나왔죠? 그거 누가 그랬을까? 누가 그랬을까! 최불암 아저씨가 나오고 말이야!”라며 이보다 더 쪼잔 할 수 없는, 그러나 내 일이라면 이보다 더 열 받을 수 없는 비장의 카드들을 내민다. 비서들 역시 만만치 않다. “어제 호프집에 갔는데 주인이 나!를 알아보고, 뻥튀기 안주를 계속 주는 거예요! 연예인 나를, 개그맨 나를, 김준현 나를 알아보고! 이러다 장동건이 밀어내고 제가 맥주 CF 찍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라며 과대망상에 빠진 김비서를 향해 이비서는 코웃음 친다. “내가 17층에 사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어두컴컴한 계단을 어떻게 내려갈까 고민하던 차에, 아파트가 나!를 알아보고! 한 층 내려갈 때마다 불을 켜줘!” 이 끝없는 ‘초딩적’ 개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한 가지 뿐, 내가 언제 흥분했었냐는 듯 시크하게 한 마디 던지면 게임 끝이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갈래 : 비드라마, 희극, 정치, 경제

[1점 문제]Q. 다음 중 인터넷 검색창에 ‘황현희’를 쳤을 때 연관 검색어로 뜨는 것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1) 깔창
2) 황현희 키
3) 160
4) 김병만보다 큰가요?
5) 믹키유천

[2점 문제]Q. 다음 중 성격이 다른 하나를 고르시오.
1) 회장님 자꾸 그러면, 한여름 뙤약볕 밑에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듣게 할 겁니다!
2) 회장님 자꾸 그러면, 어렵게 잠들었는데 귓가에 모기 두 마리 왱왱거리게 할 겁니다!
3) 회장님 자꾸 그러면, 캔 맥주 따다가 손톱 들리게 할 겁니다!
4) 회장님 자꾸 그러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5) 회장님 자꾸 그러면, 손톱 바싹 깎게 한 다음에 바닥에 떨어진 전화 카드 줍게 할 겁니다!

[3점 문제]Q. 다음 상황에 가장 적합한 속담을 고르시오.
“너희들, 그 정도 알아본 걸 가지고 인지도가 있다고 하질 마라. 내가 어제 지하철 막차를 탔는데, 뗄렐렐렐렐레~ 벨 울리는데! 그 순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나와 함께 막차를 타려고! 막 뛰어 와서 머리 넣고! 다리 넣고! 이 정도는 돼야 스타다…라고 할 수 있는 거야”

1)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2)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3)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4)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5)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2
3점 문제 – 5

오답 꼼꼼 체크!
[2점 문제] 유사한 형식의 문장들 가운데 쓰임이 다른 것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1), 3), 4), 5)의 경우 화자가 청자에 대한 반박이나 비난, 조롱의 의도로 질문을 던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2)는 주어진 정보에 대해 순수한 의문을 지니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던진 질문입니다. 이렇듯 문장의 미묘한 뉘앙스를 잘 짚어내는 습관을 들이면 살면서 남들로부터 엿 먹을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패밀리가 떴다’에서“버라이어티 하면서 김장을 다 해 본다”고 말한 유반장에게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 6학년 됐는데도 엄마가 용돈 안 올려 주면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 내 얼굴에 내 마스크 쓰는 것도 불법이라고 할 때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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