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아악! 원더걸스다아아아아으으으…응?’ 원더걸스와 예비 파티쉐 도전자들이 왕십리역 근처 비트플렉스에 등장하자 근처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함성 소리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도전자들만 남고 원더걸스가 지하로 내려가자 사람들의 반응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이 풀린다. 그리고 테이블 앞에 선 도전자들이 ‘원더걸스와 함께 만든 빵입니다!’라고 외치며 빵을 팔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얼굴이 찬바람과 함께 굳는다. 건물 정면에 큰 현수막으로 알린 ‘원더걸스와 함께하는 Wonder Bakery’ 행사의 정체가, 찬바람 맞으며 오전부터 기다린 결과가 설마 이거?

물론 아니다. 제작진은 원더걸스에게 도전자들이 빵을 파는 동안 지하본부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라고만 했지만 이건 계획된 트릭이다. 파트너들의 지지부진한 판매를 보며 “손님이 학생증을 가져오면 반값에 팔라”는 선예나 “1+1 행사를 하라”는 유빈 등 멤버 모두 발을 동동 구르고 호기심에 잠시 둘러보던 손님들마저 뜸할 즈음, 제작진은 제비뽑기로 원더걸스 멤버 한 명 한 명을 위로 올려 보낸다. 먼저 등장한 건 선미. 다시 한 번 퍼지는 사람들의 함성. 뒤 이어 유빈과 선예가, 또 그 뒤에 소희와 예은이 올라오자 찬바람이 불던 행사장은 테이블 앞에 몰리는 손님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그 와중에 한 손님이 다급하게 핸드폰을 붙잡고 외친다. “원더걸스야, 원더걸스! 왕십리에서 빵 판다고! 진짜라고!” 찰나의 의심으로 일생의 기회를 놓친 수화기 너머의 누군가가 왠지 안쓰러운 순간이다.

오늘 현장의 한마디 : “프리허그!”아무리 원더걸스라지만 얼마 남지 않은 판매시간 때문에 판촉 행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모든 멤버가 웃으며 손님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사인을 하는 중에 모든 것을 평정할 단 한마디가 울려 퍼졌다. “프리허그!” 두 팔을 높이 올린 예은의 이 말에 다섯 팀 앞에 사이좋게 대오를 갖추고 있던 구매자의 대열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우르르 몰리는 사람들을 비집고 빵을 산 행운의 주인공은 어떤 추위도 다가오지 못할, 세상 가장 따뜻한 포옹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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