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가면


SBS ‘가면최종회 2015730일 목요일 오후 10

다섯줄 요약
변지숙(수애)은 최민우(주지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도 만난다. 기자회견을 통해 민석훈(연정훈)의 모든 죄를 폭로한 지숙은 자신 또한 죗값을 치른다. 마지막까지 석훈의 도주를 도우며 사랑을 원했던 최미연(유인영)은 홀로 남아 자살을 선택하고, 석훈 또한 감옥에서 죽을 것임을 암시한다. 세월이 흘러 지숙과 민우는 가족, 친구 그리고 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지켜간다.

리뷰
마지막 회를 남기고도 사건을 해결하지 않던 지숙과 민우는 마지막 회, 특히 석훈이 민우를 내몰기 위해 시작한 기자회견장에서 모든 것을 정리했다. 서은하 죽음에 관한 미연의 고백으로 사건의 정황까지 알게 된 지숙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서은하로 살아야했던 사실을 밝히며, 석훈의 악행을 모두 폭로한다. 석훈은 미연의 도움으로 도망치고, 함께 떠나자는 미연을 거절하며 모든 일은 최 회장에 복수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말한다. 석훈을 보내주기로 한 미연은 끝까지 그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결국 자살에 이른다. 진실을 밝힌 지숙, 미연의 죽음으로 돌아온 석훈은 감옥에서 죗값을 치른다.

자수하겠다는 지숙의 선택으로 그동안의 지지부진했던 전개가 새삼스러울 만큼 급작스럽게 갈등이 순조롭게 해결되고 말았다. 비록 미연의 죽음을 통해서였지만, 석훈은 예상보다 쉽게 눈물을 흘렸고, 그 또한 죽음을 맞이할 것임을 암시했다. 또 최 회장은 민우를 이제야 아들처럼 대하며 진심으로 과거를 뉘우치며 다가갔고, 회사에 대한 집착도 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연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해 ‘가면’ 속 세상은 모든 갈등을 씻어내고 끝날 때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아있는 자들의 해피엔딩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답답했던 전개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급작스럽게 마무리 되어 당황했지만, 그 안에서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빛났다. 극을 이끌어가는 수애는 서은하와 변지숙을, 주지훈은 까칠함과 다정함을 오가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설레는 커플 연기 또한 보여주었다. 선한 이미지였던 연정훈은 죄책감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석훈을 통해 극의 후반부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에 목말라 살인마저 저지르고, 사랑받지 못하면서 끝까지 석훈을 지키려한 미연의 슬픔은 유인영의 연기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극 초반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와 연출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명품 드라마의 탄생이라 찬사를 들었던 ‘가면’이, 다소 부실한 후반부 전개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 덕이었다. “가면을 쓰면 행복할 수 없다”는 지숙의 대사로 드라마의 메시지를 알리는 듯했으나, 마지막 지숙의 내레이션은 어떤 멜로의 마지막에도 어울릴법한 식상한 말들일 뿐. 오히려 해피엔딩을 이끌기 위해 마련한 허술한 장치로 보여, 끝까지 우리에게 드라마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의문을 갖게 한다. 결국엔 해피엔딩이라 참 다행이다.

수다포인트
- 공중전화 앞에서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있던 동전을 꺼내는 석훈의 모습에 크게 웃었네요.
–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석훈을 움직이게 한 손 편지의 힘은 위대하군요.
– 어쨌든 배우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가면’ 방송화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