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연중일기≫
'혐의만 9개' 승리, 징역 1년 6개월 확정
'강간·불법 촬영·공유' 정준영·최종훈도 수감
최종훈 만기출소, 정준영 2024년까지 복역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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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가요·방송계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버닝썬 게이트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승리가 치를 죗값은 1년 6개월. 징역형 확정까지 걸렸던 2년 4개월보다 짧다. 'X같은 한국법 그래서 사랑한다'며 공권력을 조롱했던 승리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죄의 무게에 비하면 깃털같은 형량이지만, 어쨌든 막돼먹은 녀석의 결말은 감방이다. 승리는 앞서 수감됐던 친구들 최종훈, 정준영 뒤를 따라 막내 죄수가 됐다. 욕정에 눈이 멀었던 이들의 손에 쥐어진 건 쇠고랑.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고 승리의 형이 확정될 때까지 2년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2019년 3월, 첫 출석 당시 깔끔하게 차려입고 메이크업까지 했던 승리를 잊기는 어렵다. 당시에도 승리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을 위한 투자유치를 받기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본인이 직접 성매수를 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 등으로 클럽 버닝썬 자금 5억 28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직원들의 개인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사 자금 2200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가 인정됐다.

또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여러 차례 도박하면서 22억원 상당을 사용(상습도박), 도박자금으로 100만달러 상당 칩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환치기(외국환거래법 위반)한 범죄사실도 있다.

이어 2015년 12월 말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자 이 사실을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전 대표인 유인석에게 알려 조폭을 동원, 위협을 가하게 한 혐의(특수폭행교사 공동정범) 등. 그의 판결문엔 9개의 각기 다른 범죄행위가 적혀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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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재판과정 내내 얄미울정도로 영리하게 행동했다. 군법이 더 강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형량을 낮추기 위한 꼼수도 부렸다. 승리는 입영 연기 신청을 했으나 병무청에서는 이를 거절해 군에서 조사를 받았다.

입대 후 진행된 조사와 재판에서 승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자 죄를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법원은 승리의 반성을 정상 참작해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승리는 민간교도소로 수감돼 복역하게 된다. 원래 1심 선고 이후인 지난해 9월 병장 만기 전역 예정이었다. 병역법에 따라 전역 보류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후에도 군인 신분으로 상급심 재판을 받았다.

국군교도소에 미결 수감 중이었던 승리는 대법원이 처벌을 확정함에 따라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로 이감됐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에 편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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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과 최종훈 등의 성범죄는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졌다. 승리의 범죄를 조사하던 중 그의 휴대폰에서 단체방이 발견됐다. 일명 '정준영 단톡방'으로 불리는 그곳은 정준영과 최종훈 등이 집단성폭행, 불법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방.

정준영, 최종훈은 2016년 1월 버닝썬 전 MD 김모 씨, 회사원 권모 씨,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 씨 등과 함께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여러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여성을 단순 성적 쾌락 도구로 보고 있다. 호기심으로 보기에는 범행이 중대하다"며 이들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최종훈과 정준영 외 3인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고, 정준영과 최종훈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최종훈은 피해자와 합의해 2년 6개월로 감형됐다. 정준영은 징역 5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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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은 만기출소를 통해 사회로 복귀했다. 법정에서 내린 죗값은 치렀으나 반성은 없었다. 재판 당시 "사진 1장만 올렸다"며 변명만 늘어놓았던 때와 다를 것 없는 모습. 최종훈은 출소 뒤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에 집중했다. 그와 그의 어머니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난리다. 믿음 안에서 살려고 하는 애한테 왜 그러냐. 세월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정준영은 2024년 3월, 승리는 2023년 2월에 출소한다. 형은 짧을지언정 이들은 미래는 삭제됐다. 전 국민의 뇌리속에 박힌 9개의 죄목은 쉬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연예인으로 재기할 수 없을 것이고 제 이름과 얼굴을 건 사업도 다시 하긴 녹록치 않다. 재기에 발버둥 칠수록 결국 호적의 빨간 줄이 더욱 옥죌 뿐이기에.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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